제천국제음악영화제개막작 '솔로이스트' 등 30개국 82편의 작품 선보여

크고 작은 영화제들이 잇따라 막을 올리면서 영화팬들은 행복한 고민을 하게 한다. 특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충무로국제영화제가 여름 휴가 시즌에 집중되면서 이들 영화축제를 통해 만나는 새로운 영화들은 휴가 같은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올해로 벌써 5해째를 맞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제천영화제)는 그중에서도 음악영화라는 장르로 특성화에 성공해 주요 영화제로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제천영화제는 녹음이 우거진 8월 한가운데 호반에서 열린다는 점 때문에 그 자체로 휴가 같은 영화제로 영화 팬과 일반 관객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13일부터 18일까지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제천영화제는 이 같은 ‘휴가영화제’로 알려진 그동안의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올해부터 변화와 확장에 나선다. 특히 휴가의 성격보다는 영화제로서의 성격을 강화해 ‘음악영화 국제 경쟁부문’을 신설하는 등 장르 영화제로서 국제적 음악영화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워 30개국 82편의 음악영화를 선보인다.

올해 개막작은 <오만과 편견>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조 라이트의 <솔로이스트>로 선정됐다. 실제 음악가이자 <레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제이미 폭스와 <아이언맨2>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을 맡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삶에 지친 기자와 삶의 길을 잃어버린 천재 음악가의 우정과 음악을 통한 치유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국제 경쟁부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에서는 <앤빌의 헤비메탈 스토리>, <콘돌리자 구애소동>, <춤추는 동물원>을 비롯한 10편이 대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놓고 겨루게 됐다. 대상작은 상금 1천만 원의 영예와 함께 폐막작 상영의 기회도 함께 갖게 된다.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 <솔로이스트>

그래도 영화보다는 음악에 더 애정이 있는 관객들에게는 클래식 음악을 테마로 한 작품들이 마련돼 있다.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관련 작품을 소개하는 ‘주제와 변주’에서 선정한 클래식 음악의 마에스트로와 오케스트라를 테마로 한 5편이 그것이다. <쿠르트 마주어의 삶과 음악>, <엘 시스테마>, <평양의 뉴욕 필하모닉> 등 공연 실황 같은 영화들이 음악 팬들의 귀와 눈을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제천영화제는 한국의 음악영화에 대한 조명도 잊지 않았다.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섹션에서는 4편의 장편 극영화와 인디 밴드들의 삶과 음악을 다룬 5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제천영화음악상 수상자로 50여 편의 영화 음악을 남기고 국내에 ‘실용음악과’를 처음 만든 정성조 음악감독이 선정돼 <영자의 전성시대>, <깊고 푸른 밤>, <이장호의 외인구단> 등 그의 작품 3편을 특별전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개ㆍ폐막일을 제외한 나흘 동안에는 김장훈, W&Whale, 부활, 김창완 밴드, 언니네 이발관, 말로, 전제덕 등의 뮤지션이 함께 하며 ‘음악’영화 축제로서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예매는 공식 홈페이지(www.jimff.org)를 이용하면 된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