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쓸쓸한 성장담… '여행자'

7살 소녀 진희(김새론)은 아빠와 나들이를 나선 참이다. 새 옷을 사 입고 고기를 먹으며 한껏 신난 소녀. 하지만 아빠의 표정은 어쩐지 어둡기만 하다. 아빠가 제과점에 데려가지만 진희는 불길한 예감에 선뜻 케이크를 고르지 못한다. 케이크를 사들고 찾아간 곳은 한 고아원.

아빠는 진희를 떼어 놓은 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고아원 아이들이 진희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진희는 그들을 거들떠도 안 본다. 아빠가 다시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빠는 소식이 없고, 진희도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주변 사람들과 조금씩 관계를 맺어가며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70년대 한국 고아원을 배경으로 한 아름답고도 쓸쓸한 성장 영화다. 감독인 우니 르콩트 자신 역시 고아원을 거쳐 해외에 입양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자서전적으로 풀어내기보다는 보편적인 성장담, 혹은 이별 이야기로 승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