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현준(신현준)에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죽여야 할 대상 앞에서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머뭇거린 것. 총구 앞의 여자 진영(강혜정)이 소리 지른다. "문제 있어요? 당신 직업이잖아!"

알고 보면 이는 진영의 자작극이다. 7년 사귄 남자에게 차인 후 자살을 결심했지만 약 먹고 조용히 혼자 죽기는 너무 억울했던 것. 그런 그녀 앞에서 현준은 자신이 무슨 자살 도우미냐며 신경질을 내고 만다.

영화는 의외의 상황에서 만난 그들에게 찾아온 의외의 감정을 따라간다. 연애 경험이 없는 노총각 킬러와 연애라면 신물이 난 실연녀는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서로 티격태격 어울리게 된다. 퉁명스러운 그들의 대사는 코미디와 느와르를 오간다.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