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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특유의 멜로디에 다양한 감성 입혀

[우리시대의 명반·명곡] 오소영 2집 a tempo 2009년 시니즈
8년간의 공백 깨고 아티스트적 행보 시작
세상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사적인 고백 11곡에 담아
내가 록을 사랑하는 이유는 몸에서 열렬하게 반응하기 때문이고, 포크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는 영혼이 반응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낡아 버려 용도폐기 직전의 장르이지만 포크만큼 삶의 고갱이를 녹아낼 수 있는 음악은 없다. 최근 내 몸에 뜨거운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뛰어난 록 음반들은 부활을 꿈꿀 정도지만 포크는 명멸을 걱정해야 될 정도로 여전히 소외된 장르다.

반갑기 그지없는 수준급의 포크 음반 한 장이 최근 발표되었다. 오소영의 2집 다.

그녀는 1994년 6회 '유재하 음악가요제'를 통해 데뷔해 2000년 하나음악 옴니버스 앨범에 참여한 이후 2001년 직접 작사 작곡뿐 아니라 전곡의 기타 연주까지 직접 소화해낸 1집 <기억상실>로 한껏 주목받았던 여성 싱어송라이터다.

아름다운 외모에 품격이 느껴지는 단아하고 청아한 보컬은 흡인력이 있었고 전해주는 노래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실함이 있었다.

첫 앨범에서 느낀 기대 이상의 감흥 때문에 그녀의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인상적인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사라졌었다.

그녀가 8년의 오랜 동면에서 깨어났다.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아한 보컬은 물론이고 꽉 차 거리감이 느껴지는 음악이 아닌, 뭔가 빈 듯해서 슬픈 더욱 아름다운 노래 선물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풍진을 겪게 마련이다. 하지만 극복과 수용이라는 성숙한 인간적 향내를 그녀는 여전히 슬프지만 한층 편안해진 노래를 통해 다정하게 이야기한다.

앨범 제목만 해도 인기나 트렌드와 상관없이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느낄 속도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견지하고 나아가겠다는 옹골찬 속내가 담겨있다.

첫 앨범 <기억상실>이 젊은 날 누구나 고민했을 외적 대상에 대한 물음이 강했다면 이번 2집에서 드러난 일상에 대한 고백은 속 깊은 내적 성찰로 울림을 더한다. 한층 은유적으로 강화된 감성을 다양한 음악어법으로 담은 보컬 또한 그녀의 공백이 헛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녀의 귀환에 평단은 포털사이트 네이버 이주의 앨범으로 영접했고 유희열은 "목소리는 슬프지만 눈을 뜨고 꿈꾸게 한다. 너무나도 기다렸던 목소리"라고 환영했고 루시드 폴도 "그녀의 기타 줄엔 슬픔을 견뎌내는 듯한 울림이 있다"고 반겼다.

이번 앨범에는 그녀가 단순히 인기에 연연하는 엔터테이너가 아닌 자기 색깔이 분명한 아티스트적 행보를 시작했음을 감지시키는 11곡이 담겨있다.

진성과 가성을 넘나들며 더없이 슬픈 감성을 가슴 시리게 드러낸 '그만 그 말 그만'은 들을수록 귀에 애틋하게 감겨오는 이 앨범의 백미다. 오소영은 이 노래를 녹음하던 중 '울컥해 눈물을 참아내며 불렀다'고 한다. 이처럼 그녀의 2집은 세상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사적인 고백으로 가득하다.

이번 앨범은 그녀가 경험했을 슬픔과 체념의 결과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승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더욱 고맙고 반갑다.

담담하게 시작하는 첫 곡 '검푸른 수면 위로'는 물론이고 상큼한 리듬으로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아무도 모르게', 'happy people'은 물론이고 통기타 한 대로 시작해도 꽉 찬 느낌을 주는 마지막 트랙 '아름다운 너' 와 '돌이킬 수 없는', '끝없는 날들' 같은 곡들은 오소영표 감성의 절정을 보여준다.

또한 평화로워 심신이 몽롱한 삼림욕의 느낌이 나는 뉴에이지 스타일로 변신한 리메이크버전 '숲'도 휴식을 안겨준다. 이번 앨범은 컴백 앨범의 의미를 넘어선다.

한 치의 오차가 없어야 미덕인 디지털 세상에 때론 느리고 여유자작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조용하게 웅변하는 음악적 진보를 담보했기 때문이다.

오소영이 긴 공백기 동안 울고 웃고 인내하며 겪어냈을 다양한 감성은 포크 특유의 고품격 멜로디에 얹혀 청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위로할 것 같다. 그래서 오소영의 2집
는 포크라는 장르적 희귀함을 떠나 아름다운 음반이란 찬사를 들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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