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커 '칼럼니스트 켄 올레타', 미디어 산업의 변화와 판세 분석

켄 올레타
"전통적인 미디어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늦습니다."

'구글드,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등 미디어계의 돋보이는 베스트셀러 여러 권을 써낸 뉴요커의 칼럼니스트 . 서울디지털포럼 참석차 방한한 그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미디어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했다.

구글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3년여에 걸쳐 수백 명의 구글 내부 임직원과 경쟁사, 재계 주요 인사들을 인터뷰해 책을 내놓은 그는 '세마리 눈먼 쥐, TV네트워크들, 갈 길을 잃어버리다',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영광', '리먼 하우스의 몰락', '3차 세계대전, 마이크로소프트와 그 적들' 등 책을 통해 정보화 시대의 선두에 서 있는 인물과 기업들을 많이 다뤄왔다.

"구글은 검색 엔진을 만들어 12년 만에 245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이는 미국의 4개 지상파 광고 수입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신문은 웹사이트를 만들어 디지털시대에 대응했으나 신문 진영은 디지털 마인드가 없었고 뉴스에 대한 마인드를 바꾸지 못한 것이죠."

일단 전통 미디어에 대한 그의 평가는 가혹하다. 그는 "일례로 구글은 광고 수수료를 1%만 받고도 누가 광고를 보는지를 알려 주는 반면 신문이나 잡지 등 종이 매체는 그보다 많은 광고 수수료를 받으면서 광고 수요자를 알려주지 못하는 구조적 맹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마치 음반 회사가 CD 전체를 사라고 강요하지만 애플은 노래 한 곡씩 99센트에 팔고 25초간 무료로 듣고 구입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게 해 줘 경쟁력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

디지털의 영향으로 전통 미디어에 대한 그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전통 미디어 업계는 장기적으로 매출 광고 수입이 더 줄어들 확률이 높고 일례로 비용 부담이 큰 특파원을 줄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탐문 기사에 투자할 여력이 더욱 줄어드는 것도 당연한데 이는 민주주의 국가 시민에겐 결국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그는 예단했다.

그럼 미디어 회사들은 이 도전과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성공한 디지털 회사들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구글 및 인터넷 시대 사람들은 디지털화 초기에 정보를 무료화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올레타는 "에릭 스미스 구글 회장과 1년 전 만났을 때 처음에 콘텐츠는 유료화 대상이 아니라고 했는데 4개월 후엔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뉴스 유료화를 하지 않을 경우 구글 역시 광고 수입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세계의 동영상 40%를 갖고 있다는 유투브도 유료화를 시작했고 아마존, 아이팻, 뉴욕타임스도 마찬가지이고 아마존도 9000만 명의 유료 회원을 확보했습니다." 그는 "이 때문에 전통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가 합의점을 찾는 파트너십 기회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특히 올레타는 '디지털 혁명에서는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바로 엔지니어'라고 독특한 시각을 제기한다.

"기존 전통 미디어에 있는 사람들은 컨텐츠, 영화, TV, 신문, 방송이 컨텐츠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컨텐츠의 정의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 유투브, 구글 모두 엔지니어가 만들었고 사람들은 두 시간 동안 그 웹사이트에서 충분히 놀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컨텐츠입니다.

그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가 어떻게 바뀌는지 봐야 합니다. 르네상스가 새로운 시대를 열었죠. 인터넷 만큼 심오한 변화를 가져온 기술이 있었냐고 하지만 그 전에 전기가 이미 있었습니다. 다만 미국 경우 보급률 50%가 되는 데 전기가 52년, TV는 30년 걸렸으나 인터넷은 5년입니다. 속도가 무척 빨라집니다" 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미래가 두렵다고 하지만 현 상황에서 벗어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있다면 극복 가능하다"고 희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전통 미디어는 '중개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새로운 차원의 콘텐츠와 디지털 엔지니어들 때문에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