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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TV

<낭독의 발견> 등 작가와 진솔한 대화 공감대 형성
  • KBS '낭독의 발견'
김훈, 황석영, 이문열, 신달자, 신경숙, 성석제….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TV와 친해지며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이들은 책과 독자의 거리를 좁혀주는 TV에 역할을 반기는 듯 보인다. 책을 출간하면서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시청자와 독자 앞에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들이 TV의 매력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작가 신경숙이 TV 속에서 칵테일을 손에 들었다. 신 작가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마련한 신작 코너에서 책과 칵테일을 손에 들고 작품 세계를 논했다.

다소 의아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들기에 술처럼 친근한 안주거리가 또 있을까. 신 작가는 자신의 일곱 번째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SBS <목요컬처클럽>은 지난 3월부터 'B-Story'코너를 신설해 작가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을 끌어내고 있다. 더욱 매력적인 건 작가 자신이 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책을 들고 직접 읊어준다는 점이다. <목요컬처클럽>은 그동안 방송 말미에 잠깐 소개하던 '책' 코너를 없애고 작가들에게 직접 듣는 책 이야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 KBS '책 읽는 밤'
KBS <책 읽는 밤>도 책에 대한 집중 토론은 잠시 접어두고 작가들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5월부터 '작가의 발견' 코너를 통해 작가와 책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경숙 작가 역시 <책 읽는 밤>에도 출연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 대해 "이 소설은 청춘이라는 울타리에 갇히는 그런 소설이 아니다. 20년 전에도 20년 후에도 현재형으로 느낄 수 있는 지점을 소설 안에서 탄생시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작가가 직접 선사하는 소설의 구절과 이야기는 시청자와 독자에게 더 감명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또 '왜 책을 쓰게 됐는지',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등 책에 대한,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작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글을 썼는지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BS교양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작가들도 자신의 책을 직접 설명하고 싶어 한다. 책에 대한 접근법을 가장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도 작가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책에 대한 작가주의적 철학은 책 속에서, 그의 진솔한 고민은 TV에서 각각 들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책 읽는 밤>은 '오늘의 책'과 '작가의 발견' 등 두 코너에서 신간을 소개한다. '오늘의 책'은 신간에 대한 방청객 30여 명과 전문가들의 토론을 통해 분석된다. 6월 29일 방송된 '오늘의 책'에선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의 <축구란 무엇인가>를 소개했다.

축구선수로 활동했으며 축구 전문 작가이자 교사로 유명한 저자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이 쓴 책임을 감안해 문화평론가이자 축구 칼럼니스트 정윤수, 아시아 축구연맹위원 임은주 등 축구 관련 전문가들이 출연했다. 축구가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지 대중현상까지 분석해나갔다. 전문가들은 작가의 관점에서 축구의 역사와 경기 등을 바라보고, 독자의 입장에서 책 속에 묘사된 축구 이야기들을 걸러내며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달했다.

  • KBS '낭독의 발견'
<책 읽는 밤>은 작가주의적 색채를 존중함과 동시에 현시대에 맞는 해석법을 찾아가고 있다. 책으로 현실에서 주제를 찾아 '작가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다.

'작가의 발견' 코너에선 작가에게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 책이 의도하는 것을 설명할 기회를 마련한다. 작가주의가 확연히 드러나는 코너다. 작가에게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S <낭독의 발견>은 작가와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시도한다. 매주 인연 있는 두 명의 명사가 초청돼 사적인 속내를 털어놓는다. 이 속에서 시청자와 독자들은 작가의 사상까지도 내다보며 작품 전체를 논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

<낭독의 발견>은 최근 방송에서 작가 김훈을 재조명했다. <낭독의 발견>은 작가 김훈이 아닌 인간 김훈을 탐구하며 그의 일상에 다가갔다. 그는 "나는 글을 몸으로 쓴다"며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는 TV를 통해 "글 힘이 빠진 날에는 해금 연주를 듣는다", "자전거로 길을 간다" 등 인간 본연의 냄새를 풍겼다.

<낭독의 발견>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김훈과 함께 직접 해금연주가 꽃별의 연주를 듣고, 자전거를 타고 길을 달리며 그의 철학에 한 발 다가가려 애썼다. 또한 김훈이 직접 자신의 에세이 <자전거 여행>을 낭독하고 독자로 하여금 글의 뜻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게 해준다. TV가 작품의 가이드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특히 <낭독의 발견>은 음악과 함께 하며 소설이나 시, 수필 등의 글귀에 여운을 이어간다. 그 속에서 작가가 직접 낭독한다는 점이 묘한 카타르시스를 전해준다.

<낭독의 발견> 제작진은 "작가의 일상은 그의 글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작가의 하루를 보여줌으로써 작가가 가진 철학을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다"며 "특히 눈으로 보고 끝나는 책의 이야기가 아닌 소리로 들을 수 있는 청각적 감동이 <낭독의 발견>을 7년 간 유지하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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