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취업 희망자 최후의 1인 선발로 차별화 노려

MBC 위대한 탄생
"승자독식이나 도전보다는 동료애와 배려, 인간애가 우선이다!"

결국 최후의 1인만이 살아남는 서바이벌 세계에서 예의를 갖춘 인간미가 부각될 수 있을까?

KBS가 드디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편승했다. 지상파 방송 중 막차를 탄 셈. 그런데 유난히 눈에 띄는 문구가 있다. 바로 '휴먼 서바이벌'이라는 것. KBS는 막차를 탄 것이 쑥스럽기라도 한 듯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 전략으로 '휴먼'이라는 단어를 썼다. 이름 하여 KBS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다.

<도전자>는 가수를 배출하는 MBC <위대한 탄생>과 배우를 선발하는 SBS <기적의 오디션>에 맞서 다방면의 인재 발굴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차세대 글로벌 인재를 선발한다는 게 목표. 연예계의 데뷔가 아닌 취업을 해야 하는 인재들 중 최후의 1인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지, 덕, 체를 아우르는 종합 테스트를 거쳐 후보자들을 심사하며, 우승자에게는 1억 원의 우승상금과 세계일주항공권 및 국내 스폰서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얻으려면 서바이벌도 서바이벌이지만 인간미를 드러내야 한다. 그게 KBS가 야심차게 내건 모토다.

<도전자>의 전진학 PD는 "<도전자>는 오디션보다는 서바이벌의 성격에 더 가깝다. 체력적인 위주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팀에 협력을 해야 하는 사람이 우선이다. 경영적 마인드가 필요할 것"이라며 "단순히 서양의 프로그램들이 비인간적이고 말초적인 측면을 추구한다면, 우리는 인간적인 측면을 강조할 것이다"고 말했다.

<도전자>는 모든 촬영이 하와이에서 20일 동안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된다. 낯선 환경에서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협력, 경쟁을 통해 극한의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도전자들의 리얼한 모습을 담는다는 것. 얼핏 보면 미국 프로그램 <서바이버(Survivor)>과 비슷해 보인다.

<서바이버>가 섬에서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을 쫓는다면, <도전자>는 생존보다는 동료애와 사람됨을 먼저 본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도전자>는 4월 30일까지 참가지원서 및 자기소개가 담긴 2분 내외의 동영상을 통해 1차 심사를 펼친다. 5월에는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된 18명과 하와이로 촬영을 떠날 예정이다. 총 16부작 중 15부작은 사전제작 형식으로, 최종회는 생방송으로 진행해 시청자들에게 심사를 맡길 계획. 마지막 승부수는 역시 시청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그러나 <도전자>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신청자들의 수나, 심사위원 명단, 미션의 종류 등 중요한 몇 가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오로지 언급한 건 하와이에서의 촬영과 6월 중 방송한다는 것밖에는. <위대한 탄생>이나 <기적의 오디션>처럼 케이블 채널의 성공에 업어가려는 듯한 움직임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제대로 된 준비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래도 위안을 삼는 건 공영방송이라는 것을 의식한 것인지 미취업자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겠다는 점이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