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아들 친구 성시경, 군복무중 휴가만 넉 달 가량

성시경
"육군 1군사령부 군악대서 117일 사용" 국감 보고
당시 장관 아들 친구 소문, 소속사는 전면 부인
군악병 자격 논란도


병역 면제는 신의 아들만, 6개월 방위는 장군의 아들만 가능하다? 그럼 현역병이 휴가를 넉 달쯤 사용하려면 어떤 배경이 있어야 할까?

정답일지 모르겠지만 국방부 장관 아들 친구라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가수 (32)이 이상희 전 국방장관의 아들 친구라는 이유로 과도한 포상휴가(117일)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현재 김관진 장관의 지시로 의 길고 잦은 휴가를 둘러싼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 뒤늦게 구설에 오른 것은 연예병사들의 긴 휴가 때문. 은 연예병사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휴가를 과하게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왜?”라는 의문표가 붙은 것이다.

민주당 신학용(59) 의원은 지난 9월20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2008년 이후 입대한 연예인 병사를 조사한 결과, 휴가 일수가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 홍보지원대에서 연예병사로 근무한 붐은 포상휴가 35회 등 무려 150일을 휴가로 사용했고, 신화 출신의 앤디(본명 이선호)는 110일, 그룹 다이나믹 듀오 최재호와 김윤성도 각각 129일과 117일을 휴가로 병영 밖에서 보냈다.

당시 육군 1군 사령부 군악대에서 근무했던 은 연예병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조사에서 배제됐는데, 그가 일반병사로 근무했다는 점이 거꾸로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신 의원은 지난 7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가수 이 군 복무 중 이례적으로 과도한 포상휴가를 받았다는 점과 군악대 선발 과정에 특혜 의혹이 있으므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방부 자료를 보면 은 목관악기병으로 군악대에서 근무(2008년 7월~2010년 5월)하면서 휴가를 무려 117일(외박 8일 제외)이나 사용했다. 앞서 문제가 된 연예인 병사나 다름없이 과도하게 휴가를 즐긴 것이다.

신학용 의원은 “일반 육군 사병이 정기휴가와 특별휴가를 합쳐 총 50일 안팎의 휴가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이) 2.5배에 달하는 휴가를 누린 셈”이라며 “국방부 소속 연예사병도 아닌 일반 육군 사병이 누린 혜택으로는 경이적인 기록”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특혜다. 국방부 장관 아들과 친하다는 이유로 특혜를 받았다면 권력 남용에 해당한다”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는 사흘후 자사 홈페이지에 “특혜를 통한 병과 배치와 휴가 일수와 관련된 부분(보도)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 드린다”면서 “가수 은 적법한 절차에 의거, 군악병으로 선발되어 자대 배치를 받고 군 복무를 성실히 이행했다. 또한 선발하는 과정 중 그 어떠한 특혜 등의 의혹 역시 전혀 없었음을 거듭 알려 드린다”고 발표했다. 신 의원 측근은 “가수 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국방장관 아들 친구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았다면 (그것이)잘못됐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군악병 자격이 없다?

1군 사령부 군악대는 을 군악병으로 선발했다. 당시 선발 사유서에는 ‘가수로서 노래와 피아노 연주 및 작곡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정작 의 보직은 목관악기병이었다. 플루트나 클라리넷을 연주해야 할 목관악기병으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가수를 뽑은 셈이다. 신 의원은 “조사를 시작한 뒤에 육군이 난데없이 에게 색소폰 연주 능력이 있다는 답변을 추가로 제출했다”면서 “도리어 진실 은폐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1군 사령부의 조사 결과, 군악병 평균 휴가 일수는 약 50일이었다. 과 비슷한 시기에 함께 근무했던 동료 세 명의 휴가는 각각 48일, 52일, 58일이었다. 신 의원 측근은 “이 선발될 당시 군악대는 편제상 정원 35명보다 5명이 초과한 40명이었다”고 귀띔했다. 병력 감축으로 일선 부대마다 정원보다 5~10% 부족한 상황을 고려하면 군악대에만 유독 병력을 많이 배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군은 이상희 장관 시절 군악대에 많은 병사를 배치하고, 에게는 다른 병사보다 많은 포상 휴가를 줬을까? 이 장관이 입을 열 차례다.


조인성·공유는 되레 적게 사용 칭찬받아

군 복무 시절 휴가일수 때문에 가수 (32)이 울었다면 배우 조인성(30)은 웃었다. 과 조인성은 군악병으로 근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가수 MC몽이 병역 비리 의혹에 연루된 터라 현역병으로 근무했던 과 조인성은 제대 후에도 대중의 변치 않는 사랑을 누렸다.

그러나 민주당 신학용(59)의원이 7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밝힌 연예인 출신 병사 군복무 실태 조사 때문에 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육군 1군 사령부 군악대에서 근무했던 은 휴가로 무려 117일을 사용해 특혜 의혹을 받았다. 그것도 당시 이상희 국방장관의 아들 친구라는 '인연' 때문에.

전형적인 무골인 이상희 전 장관(육사 26기)는 취임 일성으로 정예 선진 강군 육성을 강조하는 등 흐트러진 군의 기강을 바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내년 총선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널리 펴젔는데, ' 휴가'로 큰 타격을 받았다.

반면 공군 군악대에서 본무했던 조인성은 공군 군악병 최대 휴가 일수(49일)보다 적은 45일만 휴가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칭찬이 자자하다. 또 영화 <도가니>의 주인공 공유(본명 공지철)도 군 복무기간 휴가 일수가 55일에 불과해 예상하지 못한 '칭찬'을 받았다.

배우 이준기도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신 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준기는 2008년 이후 입대한 연예인 병사 33명 가운데 사격 1위였다. 이준기는 총 여섯 차례 사격 훈련에 나서 20발 가운데 평균 19발을 적중시키는 '진짜 사수'였다. 이상준 기자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