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로 알아본 2011 KPGA 투어최종전 NH농협 오픈서 '19세 6개월 10일' 신인 이상희 최연소 우승올 투어 총 16개 대회로 2004년 이후 가장 적어

'외화내빈'과 '춘추전국'. 지난 30일 NH농협 오픈으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11시즌을 요약하는 단어다.

한국골프 간판 최경주(41ㆍSK텔레콤)가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배상문(25ㆍ우리투자증권)은 일본 투어 상금왕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경태(25ㆍ신한금융그룹)도 일본 투어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1일 현재 세계랭킹 21위의 정상급 선수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국내 투어는 잇단 해외 진출과 스타 부재의 악순환 속에서 흥행 동력의 약화에 시달렸다. 이번 시즌의 이모저모를 숫자로 되돌아봤다.

0= 올시즌 16개 대회가 치러진 KPGA 투어에서는 주요 4개 타이틀 부문의 수상자가 모두 달라 다관왕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2005년 이후 6년 만의 일로, 팽팽한 접전 때문이라기보다는 실력 있는 선수들이 해외 무대로 빠져나가면서 절대 강자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순상(30·SK텔레콤)은 시즌 마지막 2개 대회 연속 컷오프되면서 상금왕 타이틀을 5개 대회만 출전한 해외파 김경태에게 넘겨주고 MVP 격인 발렌타인 대상 포인트 1위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1=KPGA 투어는 올해 16개 대회를 치러 지난해보다 1개 줄었다. 7월 하이원리조트오픈이 1라운드만 치르고 '노 게임' 처리됐고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이 시즌 중 창설됐다. 8개 대회에 그쳤던 2004년 이후 대회 수가 가장 적었다. 대회 유치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지난 시즌 17개 대회에서 17명의 각기 다른 우승자가 나왔지만 올해는 홍순상과 강경남(28·우리투자증권)이 나란히 2승씩을 거둬 멀티플 챔피언에 올랐다. 대신증권 KPGA 챔피언십의 김병준(30)과 NH농협 오픈의 이상희(19·캘러웨이) 등 생애 첫 우승자도 2명.

4=KPGA 투어 멤버가 아닌 초청 선수의 우승 횟수.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는 당시 세계 1위였던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우승했고 SK텔레콤오픈(커트 반스), 신한동해오픈(폴 케이시), 코오롱배 한국오픈(리키 파울러) 우승컵을 외국인들에게 내줬다.

15=최경주는 아시아 최초로 선수 자신의 이름을 걸고 대회를 주최하는 영예를 누렸다. 더욱이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의미를 더했다. 2008년(2승) 이후 4년 만에 국내 투어 대회에서 통산 15승째를 거뒀다. 그는 PGA 투어 8승 등 해외에서는 12승을 올렸다.

19=최종전 NH농협 오픈에서 신인 이상희(19세6개월10일)가 19세의 나이로 최연소 스타 탄생을 알리며 '해피엔딩' 에 일조했다. 그는 미국 PGA 투어에 진출한 김비오(21·넥슨)가 지난해 8월 조니워커 오픈에서 세운 K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5개월여 앞당겼다.

21=이번 시즌 최다 언더파 스코어로 김경태가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때 기록했다. KPGA 투어 72홀 최소타 기록은 2009년 이승호가 삼성베네스트오픈(가평베네스트GC)에서 세운 25언더파 263타다.

75.95=지난 6월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이 열린 오스타 골프장(강원 횡성)은 평균 75.95타로 가장 험난한 코스에 이름을 올렸다. 평균 4오버파에 육박하는 스코어였다. 2위는 신한동해오픈이 열렸던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코리아(75.07타). 가장 좋은 스코어가 나왔던 골프장은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린 남서울(71.12타)과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 개최지인 경기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71.38타)였다.

296.9=장타왕 김대현의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야드). 지난해 상금왕이었던 김대현은 올해 상금랭킹 8위에 그쳤지만 장타왕 타이틀은 2008년부터 4년간 놓치지 않아 자타공인 국내 최장타자임을 입증했다. 김대현은 평균 타수 1위(71.389타)에게 주는 덕춘상도 챙겼다.

621만=상금랭킹 2위 박상현(3억9,847만원)과 3위 홍순상(3억9,226만원)의 상금액 차이.

4억=2007년부터 4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상금왕에 등극하면서 상금왕 타이틀을 보증하는 금액이 됐다. 2007년 강경남(4억1,729만원)은 4억원을 넘기고도 김경태(4억4,277만원)에 밀려 타이틀을 놓쳤다.지난 4월2일 개막한 2011 프로야구가 7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삼성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으로 사상 첫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또 페넌트레이스 막판까지 불꽃 튀는 개인 타이틀 싸움이 벌어지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안 좋은 소식도 있었다. 시즌 도중 '명장' 김경문(두산), 김성근(SK) 감독이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조범현 전 KIA 감독, 박종훈 전 LG 감독 등도 부진한 성적을 책임지고 자진 사퇴했다. 야구팬을 울고 웃긴 올시즌 프로야구를 되짚어 봤다.

시즌 전 "4강 정도" 평가

시즌 전 삼성을 우승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별로 없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KIA SK 두산 등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지난해 2위팀 삼성은 무난히 4강에 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약한 타선, '초보' 류중일 감독의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우승 후보로 분류되지 않았다.

삼성은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 듯 후반기부터 페넌트레이스 1위를 질주했다.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막강 마운드를 앞세워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2006년 이후 5년 만에 정상을 밟았다.

이로써 삼성은 2000년대 최다 우승 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3회 우승으로 SK와 공동 1위를 달린 삼성이 명실상부한 최강 팀으로 우뚝 선 것이다. 삼성은 또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을 포함해 창단 이후 5번째 우승으로 KIA(10회ㆍ전신 해태 포함)에 이어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최형우, 이대호에 판정승

KIA 에이스 윤석민(25)은 올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에서 1위를 달리며 1991년 선동열(현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을 달성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력한 직구와 140㎞대의 고속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뿌리며 데뷔 7년 만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2년 동안 팔꿈치 수술로 부진했던 '끝판왕' 삼성 오승환(29)도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해 54경기에 등판해 1승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이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기고 삼성의 뒷문을 잠근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도 3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거두며 개인 통산 두 번째 MVP에 올랐다.

타자 중에는 삼성 최형우(28)의 성장이 눈부셨다. 최형우는 지난해 타격 7관왕을 차지한 롯데 이대호를 제치고 홈런(30개), 타점(118개), 장타율(0.617) 타이틀을 가져갔다. 특히 8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많은 18개의 결승타를 때려내며 찬스에 강한 '해결사'로 입지를 굳혔다.

감독도 세대교체 열풍

올시즌 1~3위팀 감독은 모두 '초보'였다. 삼성을 우승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까지 24년간 삼성에만 몸 담았다. 1987년 선수로 데뷔한 류 감독은 13년 간 선수로, 은퇴 후 11년 간은 코치로 지내다 전격 사령탑에 오른 순수 파란 혈통의 삼성맨이다. 류 감독은 올해 우승으로 김응용(1983년 해태), 선동열(2005년 삼성)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데뷔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사령탑이 됐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감독으로선 사상 첫 데뷔 해 우승이다.

지난 8월 감독 대행으로 SK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만수 감독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려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3일 공식 취임식에서 그는 "SK라는 명문 구단의 4대 감독이 됐다"며 "최고의 명문 뉴욕 양키스 같은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일본 프로야구 하면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떠오르듯 SK가 한국 최고의 명문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배당금 28억원

아쉽게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양승호(51) 롯데 감독은 시즌 초반 팬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기도 했지만 '믿음의 야구'로 팀을 정규시즌 2위로 이끌었다. "부임 초반 어린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아 휴대폰 문자를 주고받기 시작했다"는 그는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는 지론을 바탕으로 한 시즌을 훌륭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야구가 출범 30년 만에 처음으로 6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정규시즌에서 680만 9,965명의 관중이 입장해 지난해 관중 592만 8,626명을 넘어선 것은 물론 당초 목표(663만명)도 초과 달성했다. 관중수입 역시 551억 6,20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4%나 증가했다.

흥행 열풍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올해 포스트시즌 14경기의 누적 수입은 78억5,890만3,000원. 삼성은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 배당금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8억4,000만원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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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