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2011 챔피언결정전 1차전서 격돌, 마지막 영광은 누구에게

동갑내기 골잡이 설기현(울산)과 이동국(이상 32ㆍ전북)이 K리그 정상을 놓고 격돌한다.

30일 오후 6시 10분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결정전 1차전(MBC TV 중계)의 최대 관심사는 설기현과 이동국의 맞대결 승부다.

설기현과 이동국은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된 이래 10년 넘게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걸어온 길은 극히 상반된다. 공교롭게도 처음 인연을 맺은 이래 함께 웃어본 적이 없다. 올 시즌 프로축구 챔피언을 가리는 외나무다리 대결은 '맞보기'의 결정판이라고 할 만 하다.

동갑내기지만 1월 생으로 입학 연도가 한 해 빠른 설기현이 선배다. 하지만 스타덤에는 이동국이 먼저 올라섰다.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최연소 본선 출전 기록을 썼다. 당시만 해도 설기현의 이름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함께 출전한 1999년 나이지리아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본선에서 설기현은 이동국에 가려졌다. 나란히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로 기용된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에서도 이동국은 6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지만 설기현은 무득점에 그쳤다.

두 사람의 운명이 엇갈린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부터다. 대한축구협회의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00년 벨기에 주필러리그에 진출한 설기현은 안트워프를 거쳐 안더레흐트에서 활약하며 주가를 높였고, 한일 월드컵 대표팀의 붙박이 측면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반면 2001년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이 무위에 그친 이동국은 부상을 안고 악전고투했지만 한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 제외의 아픔을 겪는다.

하지만 설기현과 이동국의 사이클은 K리그에서 역전됐다. 이동국은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지만 적응에 실패, 2008년 국내로 돌아왔고 2009년 전북 유니폼을 입은 후 한국 최고 공격수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반면 설기현은 지난해 포항에 입단하며 K리그에 데뷔했지만 활약상은 이동국에 비할 바가 못된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이동국은 골 폭풍을 일으켰지만 설기현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그러나 설기현은 6강 플레이오프 이후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하며 이름 값을 해내고 있다. 챔피언십 3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수확하며 '울산 돌풍'을 이끌고 있다. 반면 이동국은 정규리그 막판 당한 부상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희망'으로 얼굴을 알린 설기현과 이동국이 그라운드에 설 시간은 많지 않다. 2011 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두 사람 모두에게 마지막 영광의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함께 웃을 수는 없다. 챔피언 등극의 영광을 누가 거머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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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기자 goav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