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냐, ‘신관’이냐.

해외파들의 국내 복귀, 자유계약선수(FA)들의 대거 이동과 맞물려 내년 시즌 8개 구단 4번 타자의 얼굴도 일부 교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일본 진출을 눈 앞에 둔 이대호의 대안을 찾아야 하는 롯데와 김태균을 맞아 들일 한화는 4번 타자 교체가 필수적이다. 또 팀 전력 재편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새로운 4번 타자를 물색 중인 구단도 있다. 타선의 중심인 4번에 따라 공격력은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반대로 막강 화력을 보유하고도 4번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면 전체적으로 힘을 잃는다. 스토브리그 기가 동안 전력 증감과 마무리훈련 성과에 따라 감독들은 벌써부터 새 얼굴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포스트 이대호’는

가장 관심을 모은 롯데의 4번 타자에 대해 양승호 감독은 “홍성흔과 전준우 가운데 한 명을 새 4번 타자로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베테랑 홍성흔에 무게가 더 실린다. 올시즌 홍성흔은 타율(0.306)에 비해 홈런(6개)과 타점(67개)이 적어 중량감이 떨어졌지만 지난해에는 타율 3할5푼에 26홈런, 116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당시 능력만 되찾는다면 이대호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는 4번 감이다. 양 감독은 “어차피 둘 다 4번 타자 경험이 없어 고민”이라면서 “전준우를 4번으로 기용해 홍성흔-전준우-강민호로 중심 타선을 구성하면 전준의 빠른 발을 살릴 수 없다는 약점이 생긴다”며 사실상 홍성흔의 4번 기용을 마음에 품고 있음을 밝혔다.

▲김태균은 4번, 이승엽은?

국가대표에서도 4번 타자를 맡을 수 있는 ‘투톱’의 복귀는 한대화 한화 감독과 류중일 삼성 감독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다. 김태균은 무조건 내년 4번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최진행에 비해 정교함과 경험 등 모든 면에서 김태균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최진행이 3번이나 5번으로 들어가면 엄청난 상승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이 돌아오더라도 최형우의 4번 재신임을 분명히 했다. 류 감독은 “전지훈련을 통해 최종 결정하겠지만, 4번은 올해처럼 최형우가 맡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현대 야구는 3번도 4번만큼 강한 타자가 나서고 있다. 이승엽이 3번을 맡아주는 것이 팀 타선을 위해서도 가장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

▲구관 혹은 신관, 누가 명관일까.

나머지 팀들도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점검을 통해 4번 타자를 낙점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여전히 박정권이 가장 유력한 후보이고, 두산은 ‘터줏대감’김동주가 버티고 있다. LG는 박용택과 이진영, 이병규 등 후보가 많다. 용병 알드리지를 퇴출한 넥센은 올시즌 LG에서 트레이드해 온 박병호를 본격적인 ‘4번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FA로 영입한 이택근은 톱타자와 3번 가운데 한 자리를 맡을 전망. KIA는 최희섭과 이범호 가운데 한 명이 4번으로 유력하다.

●8개 구단 2011시즌-2012시즌(예상) 4번 타자

팀 2011 2012

삼성 최형우 최형우

SK 박정권 박정권

롯데 이대호 홍성흔

KIA 최희섭 최희섭 또는 이범호

두산 김동주 김동주

LG 박용택 박용택 또는 이병규

한화 최진행 김태균

넥센 알드리지 박병호



성환희기자 hhsu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