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입단이 확정된 이대호(29)가 체중 감량에 열을 올리고 있다. 2일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194cmㆍ130kg의 이대호가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에게 “10kg 정도 살을 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현재 고향인 부산에서 등산과 수영,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중을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적정 체중는 얼마일까.

야구 선수에게 적정 체중은 없다

수 년간 이대호를 옆에서 지켜본 이진오(39) 롯데 수석 트레이너는 “야구 선수에게 적정 체중이란 없다”고 단언했다. 이 트레이너는 “사실 이대호가 7관왕을 차지했던 지난해와 올시즌을 놓고 보면 몸무게 차이는 없다”며 “주위에서 체중이 많이 나간다고 하는 데, 일반인과 야구 선수는 분명 다르다. 그 선수가 가장 좋은 성적을 냈을 때의 체중이 이상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지난해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에 오르며 한국 프로야구를 점령했다. 127경기에 출전한 그는 특히 9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올시즌에는 발목과 허리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타율(0.357), 안타(176개), 출루율(0.433)에서 1위에 올랐다.

이 트레이너는 “체지방이 적은 이대호가 몸무게를 줄인다는 것은 부상 때문이다. 10kg 정도 살을 뺀다면 발목과 허리에 부담이 덜 갈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몸무게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체 밸런스가 거의 완벽하다”고 강조했다.

살과의 전쟁, 선수 생명 연장의 길

야구선수들은 매년 6개월간 쉴새 없이 강행군을 치른다. 평소 어떻게 체력과 체중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선수 생명이 결정된다. 짧게는 1년, 길게는 20년이다.

한화의 왼손 에이스 류현진도 살과의 전쟁을 선언한 대표적인 선수다. 올시즌 등 근육 부상에 발목이 잡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류현진은 10kg 감량을 목표로 12월 중반 개인 훈련에 돌입한다.

조대현(39) 한화 수석 트레이너는 “류현진의 경우 신체 밸런스는 좋지만 평소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많이 하기 때문에 살을 빼면 많은 도움이 된다”며 “특히 선수 생활을 오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트레이너는 “(류)현진이가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등 선수 생활을 오래한 선배들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이들은 모두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살을 뺀다는 것은 단순히 지방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을 늘리면서 이상적인 밸런스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