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거듭되자 압력 행사해 조광래 감독 경질 ‘의혹’

조광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전격 경질이 공식 발표됐다.

갑작스러운 경질과 관련한 의혹은 풀리지 않는다. 조 감독에 대한 여론은 지난 8월 일본과의 친선 경기에서 0-3으로 참패한 후부터 악화됐다. 지난달 15일 레바논 원정 경기에서 1-2 패배로 조 감독의 입지는 더욱 위축됐다.

그러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진출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령탑 교체의 초강수를 둔 것은 의외다. 게다가 경질이 처음 보도되기 전까지 조 감독은 전혀 언질을 받지 못했고 KFA 관계자도 '아직 공식 입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당황해했다.

후임 감독도 정해지지 않았고 이를 논의할 기술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했다. 여러 정황상 사령탑 교체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레바논전 패배로 들끓던 여론은 최근 들어 잠잠해졌고, 조 감독은 내년도 대표팀 구성을 위해 지난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찾기도 했다. 6일에는 KFA 관계자와 식사를 함께 했다. 조 감독이 경질 통보에 당황한 이유다.

갑작스러운 대표팀 감독 경질은'밀실 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KFA)는 8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감독 거취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KFA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절차를 무시한 채 감독을 해임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대표팀 감독 인사는 대한축구협회(KFA) 기술위원회에서 논의돼 회장의 재가를 얻어 공식화된다. 그러나 조 감독의 해임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전례에 없는 일이다.

황보관 위원장은 "기술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있는 과정에서 공식적인 모임을 열지는 못했지만 비공식적인 모임에서 논의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빠르게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기술위원회는 실체조차 없는 상황이다. 구성되지도 않은 기술위원회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감독 경질을 결정했고, 기술위원장이 KFA의 공식 입장이 정리되기도 전에 이를 감독에게 통보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과정이다.

납득되기 어려운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외압설'에 대한 의혹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월드컵 특수'를 겨냥해 거액을 지출하는 KFA의 스폰서들이 대표팀의 부진이 거듭되자 압력을 행사해 감독 퇴진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월드컵 출전이 무산될 경우 대표팀 스폰서들은 거금을 허공에 날리게 된다.

황보 위원장도 부분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축구에서 스폰서 문제도 중요한 부분이다. 관련된 쪽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직설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문제를 고려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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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기자 goav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