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동 기술위원회, 외국인 사령탑 우선 검토

‘코드 인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서 인지 새로 구성된 대한축구협회의 기술위원회는 ‘외국인 사령탑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는 방향을 정했다.

황보관 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신임 기술위원들은 13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기준안을 마련했다. 황보 위원장은 2시간 30분간의 회의가 끝난 뒤 “국내외 후보군을 모두 살펴본다. 그러나 외국인 사령탑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선임 작업을 해야 한다는 기술위원들의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낙하산 인사가 ‘원포인트 감독’을 맡을 것이라는 추측을 다분히 의식한 발언이다. 협회는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조광래 감독을 경질한 탓에 축구인뿐 아니라 팬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협회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코드 인사는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기술위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표팀 감독 선임의 기준은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외국인 감독 우선 검토 ▲대표팀 감독 경험 ▲한국의 정서 잘 이해하는 감독 ▲단기간 전력 극대화 가능한 감독의 기준에 따라 후보군을 추린다는 계획이다. 황보 위원장은 후보군 논의 여부에 대해 “선임 기준안만 정했고 후보군에 대한 구체적은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기술위의 대표팀 감독 선임 기준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사령탑은 그다지 많지 않다.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압신 고트비 시미즈 S펄즈 감독을 비롯해 거스 히딩크 감독이 기준안을 충족시킬 수 있는 사령탑으로 꼽힌다. 이외 K리그 지휘봉을 잡아본 적이 있는 외국인 사령탑도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FC서울 사령탑을 지냈던 세뇰 귀네슈 트라브존스포르 감독과 넬로 빙가다 다롄 스더 감독 등이 자연히 거론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 포항의 아시아 정상을 주도했던 세르히오 파리아스 감독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지만 대표팀을 이끈 경력이 없다.

한편 협회는 ‘언제든지 내칠 수 있다’는 조건을 고려 중이라 후임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보 위원장은 ‘시기에 따라 감독을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에 “1단계에서 3단계로 나눠 얘기했다”고 말했다. 1단계는 2012년 2월 29일 쿠웨이트, 2단계는 최종예선, 3단계는 월드컵 본선을 뜻한다. 만약 쿠웨이트전 결과나 내용이 좋지 않다면 사령탑 교체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릴 수 있다는 의미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