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탁구선수권 이상수-문현정 3-1 꺾고 우승, 첫 호흡 대회서 금메달

녹색 테이블에 ‘환상의 신예 콤비’가 탄생했다.

탁구 유망주 김민석(KGC인삼공사)과 전지희(이상 19ㆍ포스코파워)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대회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한국탁구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김민석과 전지희는 대표적인 기교파다. 그렇지만 둘은 호흡을 맞춘 적이 손에 꼽힐 정도라 첫 출전하는 혼합복식 대회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인삼공사와 포스코파워가 같은 장소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몇 차례 손발을 맞춰본 게 전부였다. 그럼에도 둘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오른손-왼손으로 꾸려진 최적의 혼합복식 궁합을 입증했다.

김-전 조는 27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5회 종합탁구선수권 혼합복식 결승에서 이상수-문현정(이상 삼성생명) 조를 3-1(8-11 11-8 11-3 11-4)로 제압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첫 출전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전 조는 환상의 콤비 탄생을 알렸다. 우승으로 신예 혼합복식 콤비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탁구인들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재목”이라며 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다. 김형석 포스코파워 감독은 “둘 다 개인 기술이 뛰어나다 보니 첫 대회부터 이상적인 조합을 보여줬다. 오른손-왼손 전형의 장점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만 키운다면 인천 아시안게임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전 조는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주세혁-박미영(이상 삼성생명) 조를 3-0(11-9 11-8 11-6)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둘은 이상수-문현정 조를 맞아 상대의 노련함에 1세트를 먼저 내줬다. 하지만 긴장이 풀린 2세트부터 호쾌한 스매싱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승부의 흐름을 빼앗았다. 김민석과 전지희 모두 적극적인 공격으로 경기를 주도해나갔고, 상대보다 기술에서 우위를 드러내며 첫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우승으로 둘은 전날 단식 준우승의 아픔도 나란히 털어냈다. 김민석은 남자 단식 결승에서 오상은(인삼공사)에게 3-4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전지희도 서효원(한국마사회)에게 0-4로 패해 단식 우승컵을 놓친 바 있다.

김민석은 이어 열린 남자부 단체전 결승에서도 삼성생명을 3-0으로 꺾고 우승, 2관왕에 올랐다. 게임 스코어 1-0으로 리드한 가운데 두 번째 단식 주자로 나온 김민석은 주세혁을 3-1로 제압하며 인삼공사가 승기를 잡는데 앞장섰다.

하지만 전지희는 2관왕 도전에 실패했다. 포스코파워가 여자부 단체전 결승에 올랐지만 대한항공에 2-3으로 아쉽게 역전패 한 것. 전지희는 이번 대회에서 혼합복식 우승, 개인ㆍ단체전 준우승, 복식 3위의 성적을 올렸다. 여자부 대한항공은 이날 우승으로 종합선수권 5연패 달성의 쾌거를 이뤘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