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솔직한 열애 고백SNS 블로그 활성화로 연예인 신비주의 사라져자유로운 연애 즐기는 대중, 연예인에게도 점점 관대

전지현
지난달 29일 배우 의 열애 소식이 전해졌다.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의 외손자 최준혁씨와 교제 중이라는 것. 은 앞서 여러 차례 열애설에 시달렸다. 2004년엔 소속사 대표와 교제 중이란 보도가 나왔다. 2008년 9월 한 여성 포털사이트에선 이 금융업에 종사하는 미국 교포 A씨와 조만간 결혼할 예정이란 글도 실린 바 있다. 측의 입장은 모두 '사실 무근'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열애설이 터진 당일 과 최씨 측은 모두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무엇이 이들의 입을 열어 사실을 인정하게 했을까? 변화의 지점을 짚어봤다.

# '지금은 연애중' 고백

발빠른 열애 인정은 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열애설에 이름을 올린 스타들 중에 이를 확인해주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방송인 현영은 열애 관련 보도가 터지자 소속사 코엔스타즈를 통해 "열애 중이다"고 공식 인정했다.

지난해 11월 28일엔 가수 이효리의 교제 사실이 알려졌다. 당일 오전 한 파파라치 매체에 의해 뮤지션 이상순과의 데이트 장면이 전해지자 이효리 역시 소속사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그가 데뷔 후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연인인 셈이다.

스타들의 열애 인정 풍조는 10대 팬들에게 민감한 아이돌 그룹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룹 비스트의 용준형과 그룹 카라의 는 지난해 6월28일 공원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파파라치 매체에 포착됐다. 사진이 공개된 두 사람의 소속사도 이들이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가는 단계라고 전했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열애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드문 경우다.

구하라
그룹 원더걸스 멤버 선예는 한술 더 떴다. 열애 장면이 포착되거나 보도되지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열애 사실을 알리는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22일 방송된 SBS '강심장'에 출연한 그는 연상의 재미교포 남성과 열애 중임을 털어놨다. 선예가 밝힌 고백의 이유는 "거짓말하기 싫어서"였다. 연이은 아이돌 멤버의 열애 고백은 변화된 연예계 풍토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과거엔 연예인들의 열애는 감춰야 할 사실이었다. 특히 여성 연예인들의 열애와 결혼ㆍ이혼 등 남녀 관계에 대한 문제들은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인기에 치명타를 입혔다. 열애설은 차치하더라도 공식적인 결혼만으로도 연예계 은퇴 사유가 됐다. 배우 고은아 박순애 남주희 등은 결혼 후 사라진 스타들이다.

이 역시 변화가 감지된다. 대표적인 경우는 배우 한가인. 그는 2005년 4월 동료 배우 연정훈과 결혼했지만 이후에도 각종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출연하고 있다.

# 인터넷이 가져다준 선물

연예인들의 애정 전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뜨겁다. 톱스타의 열애 사실이 알려지면 그날 점심시간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식당가는 부산스럽다. 다만 과거처럼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시선은 사라졌다.

변화의 주요 원인은 인터넷의 활성화에서 찾을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의 활성화는 대중에게 연예인이 더 이상 신비로운 대상이 아님을 알게 했다. 연예인들도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팬들과 소통에 나선다. 스타와 한층 가까워진 일반 대중에게 이들의 열애 사실은 갑자기 터지는 시한 폭탄이 아닌 '있을 법한' 일상이 됐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드러나는 주변 환경도 최근 풍조에 한 요인이다.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보급은 전 국민을 파파라치로 만들었다. 스타들이 아무리 남몰래 데이트를 즐기더라도 예전처럼 대중의 눈에서 완전히 사라지기가 어려워졌다.

최근 사례로 축구선수 윤빛가람과 피아니스트 진보라의 놀이공원 데이트를 들 수 있다. 한 네티즌이 두 사람의 모습을 놀이공원에서 직접 촬영했다며 사진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렸다. 양측이 열애사실을 부인하며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두 사람을 지켜보며 가슴을 쓸어 내린 연예인은 한 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 연애와 결혼상대는 달라

솔직한 연예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대중이 늘어난 것도 한몫 했다. 지난해 4월 터진 서태지-이지아 결혼 및 이혼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과 함께 '속고 있었다'는 생각까지 심어줬다. 오히려 감추고 발뺌하다 뒤늦게 인정하는 모습이 솔직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안기기도 한다.

날이 갈수록 자유로워지는 대중의 연애관도 연예인들의 열애에 관대해진 원인이다. '연애한다고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는 말처럼 연애와 결혼 상대를 구분하는 풍조와 결혼한 커플 중 3분의1이 이혼하는 현실은 대한민국 이성관과 결혼관의 현주소다. 젊은 세대는 사랑에 있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기는 오래 전이다. 애정 표현에 적극적이고 수위도 높은 편이다.

대중이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는 마당에 스타들의 열애를 마냥 손가락질 할 수 없게 됐다. 문란한 인상만 주지 않는다면 '연예인도 사람인데'라는 이해(?)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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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엽기자 klimt@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