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버튼, 7차례 후보에도 무관캐서린 헵번, 여우주연상만 4차례… 역대 최다‘타이타닉’, 최다부문 노미네이트 및 수상

메릴 스트립 AP=연합뉴스
영화인의 축제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LA 코닥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은 약 4시간 가량 진행되며 총 26개 부문의 오스카상 주인을 가렸다. 이날 가장 '핫' 했던 작품은 '아티스트'였다. '아티스트'는 프랑스 작품 중에선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 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아티스트'는 총 5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할리우드 작품인 '휴고'와 균형추를 맞췄다. 최초란 점에서 숫자 '1', 수상 부문 수에서 '5'란 숫자와 연관성을 가진 셈이다. 숫자를 통해 84번째를 맞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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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상복이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수 차례 수상 후보에 오르고도 단 한번도 상을 받지 못한 배우와 작품들을 모아 봤다.

배우 은 7차례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천일의 앤'(1969) '에쿠우스'(1977) 등에서 열연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오스카 상을 품에 안지 못했다. 그는 1984년 사망했다. 이후 은 '명배우'란 수식어보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가장 사랑한 남자'로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데보라 카는 여배우 중 가장 불운한 경우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왕과 나' 등의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그다. 카는 6차례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오스카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타이타닉
이들의 상복을 모두 가져간 배우는 안소니 퀸과 주디 덴치다. 둘은 각각 '열정의 랩소디'(1956)와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약 8분 가량 출연하고도 아카데미 조연상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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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배우 메릴 스트립이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생애 3번째 오스카상을 품에 안았다. 그렇다면 역대 가장 많은 오스카상을 받은 배우는 누구일까? 전설로 남은 명배우는 지난 2003년 사망한 캐서린 햅번이다. 그는 오스카 상을 총 4번 수상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4차례 모두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는 1934년 열린 '제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침의 영광'으로 첫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제40회(1968), 제41회(1969), 제54회(1982)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트립도 아카데미 시상식에 관련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는 현재까지 17번 노미네이트 돼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배우가 됐다. 현존하는 최고의 여배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스트립이지만 17번의 기회 중 단 세 차례 수상한 것은 오스카상 수상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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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버튼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휴고'가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가장 많은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이었다. 총 26개 부문 중 11개 부문 노미네이트는 놀라운 기록이지만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은 ''이다.

''은 '제70회 아카데미 시상식'(1998)에서 총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은 이중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1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역시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 기록이다. 당시 ''은 여우주연상 부문 후보에 여주인공인 케이트 윈슬렛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결국 디캐프리오는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열린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오른 '킹스 스피치'도 ''과 타이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킹스 스피치'는 4관왕에 그치며 후보에 오른 부문 중 10개 부문 수상을 다른 작품에 넘기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009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는 역대 영화 최고 수익을 올렸음에도 아카데미에선 정작 빛을 보지 못했다. '아바타'는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2010)의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중 시각효과상 촬영상 미술상 등 3개 부문 시상에 그쳤다. 대신 '허트로커'가 6관왕에 오르며 이날의 주인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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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헵번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 역대 기록을 갈아치운 인물이 있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다. 그는 '비기너스'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여생을 솔직하게 살겠다며 75세의 나이에 커밍 아웃을 한 할 역으로 열연했다.

플러머는 1929년 생으로 그가 태어난 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처음으로 열렸다. 플러머의 나이는 만으로 82세다. 그는 이번 수상으로 1989년 80세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시카 탠디(1989)와 남우조연상 수상자 조지 번즈(1976)의 기록을 깼다. 플러머는 수상 직후 "내 나이가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불과 2세 어리다"고 눙쳤다.


크리스토퍼 플러머

김인엽기자 klimt@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