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서 이승기와 호흡

하지원은 안주하지 않는 배우다. 항상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지난해 초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하지원을 영입하기 위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숱한 제안이 있었지만 하지원은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더킹 투하츠'(극본 홍진아ㆍ연출 이재규)를 선택했다. 북한 특수부대 교관이라는 직책 때문에 북한 사투리와 액션을 익혀야 하는 캐릭터였다. 다른 여배우라면 피하고 싶을 법한 인물이었지만 하지원은 주저없이 선택했다.

하지원은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도 해봤는데 북한 사투리를 연기하는 건 처음이다. 예전에는 사투리를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감독님이 '사투리는 5번째로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부담을 버리고 사투리 선생님과 일상 대화를 나누며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며 빙긋이 웃었다.

'더킹 투하츠'는 남한의 왕자와 북한의 여자 교관의 일과 사랑을 그리는 작품이다.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전제 하에 시작되는 판타지 드라마적 요소는 전작인 '시크릿 가든'과도 닮았다. 그는 "판타지지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정말 이런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화같이 진정성이 있었다. 내가 연기하는 김항아라는 인물도 매력적으로 다가와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지원은 가장 성실한 대한민국 여배우로 꼽힌다. 연기력은 둘째 치더라도 하지원과 함께 일했던 스태프와 출연진은 한목소리로 그를 칭찬한다. 십 수년 동안 일하며 구설에 오르지 않는 것은 하지원의 이런 됨됨이를 뒷받침한다.

"사실 많이 놀아보지 못해서 그런지 어떤 일탈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하지원은 "특별히 내 자신을 '틀 안에 가둬야지' 해서 구설수가 없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는 현장이 너무 재미있어서 좋은 작품을 만나면 계속 연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나도 나름대로 놀 건 놀고 즐기긴 한다"고 말했다.

연기에 전념하는 사이 어느덧 그의 나이도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때문에 결혼 계획을 묻는 주변인들이 적지 않다. '더킹 투하츠'의 제작발표회 자리에서도 어김없이 결혼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현실 속에서 연인이 없지만 하지원은 작품 속 연애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려 9세 연하인 후배 배우 이승기와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의 나이차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함께 서 있어도 나이차에 대한 거부감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원은 "다른 작품에서도 나이 어린 배우들과 많이 만났다. 하지만 연기하는 순간은 하지원이 아니라 작품 속 배역이 되기 때문에 부담감은 별로 없다. 이승기는 생각보다 어른스러워 오빠 같기도 하다. 전혀 나이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원 이승기 등이 출연하는 '더킹 투하츠'는 '해를 품은 달'을 후속해 21일 첫 방송된다.



안진용기자 realy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