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 이상 구름 관중 A매치 부럽지 않아, FIFA 세계 7대 더비로 선정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맞대결은'슈퍼 매치'라 불린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이자 앙숙으로 매 경기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양산한다. 지난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양 팀의 경기에 4만5,19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수원의 역대 홈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다. 사진은 만원 관중의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삼성 제공
K리그는 언제나 축구 국가대표팀의 A매치에 밀렸다. 축구 팬들은 "A매치는 보지만 K리그는 보지 않는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 매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이자 앙숙인 수원과 서울은 매 경기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를 양산하면서 그라운드를 달구고 있다. A매치 부럽지 않은 슈퍼 매치를 들여다봤다.

A매치 안 부러워

지난 1일 만우절에 수원과 서울의 슈퍼 매치가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봄 기운이 물씬 풍긴 이날 그라운드는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공식 서포터스 그랑블루(수원)와 수호신(서울)은 각 파랑, 빨강 유니폼을 입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관중수부터 '꺅' 소리가 났다. 모두 4만5,192명이 입장하며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수원 월드컵경기장 개장 이후 최다 관중이 2012 시즌 슈퍼 매치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슈퍼매치는 매번 4만명 이상의 구름 관중이 몰리는 K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태극전사들이 뛰는 A매치도 4만명을 끌어 모으기가 쉽지 않지만 슈퍼 매치는 언제나 상종가를 치고 있다. 지난 2월25일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의 평가전은 2만8,000여 명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K리그 역대 최다 관중 톱10에서도 슈퍼 매치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2007년 4월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운집한 5만5,397명이 슈퍼 매치 최다 관중. 역대 최다 관중 3위에 해당한다. 지난 2011년 개막전에 성사된 슈퍼 매치의 5만1,606명이 역대 4위, 2010년 4월4일 4만8,558명의 관중이 역대 5위로 뒤를 잇고 있다. 올해 4월1일 4만5,192명, 2011년 10월3일 4만4,537명이 각 9, 10위에 랭크됐다.

구름 관중이 몰리면서 입장 수익 및 경기장 내 상품, 식음료 판매 효과만 5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TV중계권과 광고 노출을 따지면 수십억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풍성한 이야기는 덤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은 수원과 서울의 슈퍼 매치를 세계 7대 더비 매치로 꼽았다. '엘 클라시코'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밀란 더비' AC밀란-인터 밀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주목도 높은 경기로 인정 받은 셈이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뽑힌 세계적인 매치이기도 하다. 관중수와 폭발적인 열기 등이 명품 더비로 선정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관심이 높은 경기이니만큼 이야기 거리가 풍부하다. 61번째 슈퍼 매치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수원이 만우절인 것을 고려해 FC서울을 비하하는 동영상을 제작하자 서울이 공식적으로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수원은 '북벌'과 '승점 자판기' 등 상대를 자극하는 용어를 사용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서울 역시 수원의 '파랑새'를 닭에 비유하며 '닭 사냥'이라는 용어를 거침없이 내뱉으며 전투력을 불태우기도 한다.

프로축구연맹에서도 슈퍼 매치의 붐을 위해 경기 전 미디어데이를 열면서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주목도가 높은 경기인 만큼 후유증도 크다. 슈퍼 매치에 패하면 2, 3경기를 고전하기 때문이다. 2010년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슈퍼 매치 패배 이후 사퇴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2011년에는 황보관 전 서울 감독도 수원과 개막전에서 진 뒤 휘청거리며 결국 사퇴하고 말았다.

수원은 슈퍼 매치에서 4연승의 휘파람을 불고 있다. 총 61번 맞대결에서 27승14무20패로 수원이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오는 8월18일 62번째 슈퍼 매치에서는 어떤 이슈가 쏟아질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