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사고부터 스태프 등장까지

써니힐
이상했다. 그룹 이 무대에 올라 '백마는 오고 있는가'를 부르고 있었다. 음향은 노을의 '떠나간다'가 흘러나왔다. 1분 가까이 지속됐다.

지난달 28일 MBC 음악프로그램 '쇼!음악중심'(이하 음중)에서 일어난 음향사고다. 당일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음중'을 포함해 지상파 3사와 케이블채널 Mnet 등은 음악프로그램을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전 녹화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생방송이다. 예측 불가능한 돌발상황은 언제나 생기는 법. 크고 작은 방송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잊을 만 하면 발생하는 음악프로그램 방송사고를 알아봤다.

#민망한 노출, 이를 어쩌나

올해 1월 그룹 티아라의 화영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휩쓸었다. 전날 화영은 SBS '인기가요'에서 격렬한 댄스를 추다가 상의가 흘러 내려간 사건의 주인공이었다. 그 모습은 그대로 전파를 탔다.

MBC 음악프로그램 '쇼!음악중심' 써니힐 무대 음향사고
이런 노출사고는 허다하다. 특히 몸에 꼭 맞는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걸 그룹에게 빈번하다. 원피스가 흘러내렸거나(브랜뉴데이 채린) 상의 어깨끈이 끊어지거나(남규리) 접착식 속옷이 흘러내린 경우(아유미) 등 이유도 다양하다.

아찔한 순간은 단순 사고로 그치지 않는다. 동영상이나 방송 캡쳐 화면 등으로 삽시간에 온라인에 퍼진다. 가수 이전에 한 여성으로 받는 상처도 꽤 크다. 화영의 쌍둥이 동생인 그룹 파이브돌스의 효영은 사고 이후 트위터에 언니를 위로하는 글을 남겼다.

#의도적인데?

초유의 사건이었다. 인디밴드 카우치가 2005년 7월 MBC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의도적으로 성기를 노출했다. 여파도 컸다. 이들은 현장에서 입건됐고, 방송은 폐지됐다. 노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멤버는 징역 2년을 받았고, 다른 멤버는 징역 1년6개월을 구형 받았다. 한 동안 음악프로그램들은 인디밴드의 출연을 꺼렸다.

일부러 논란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다. 지난해 걸 그룹 포미닛 현아는 파격적인 안무와 의상으로 화제가 됐다. 현아는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위로 말려 올라가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탓에 안무에 따라 몸을 움직일 때마다 치마를 내려야 했다. 걸 그룹 걸스데이는 속바지가 보이는 짧은 무대 의상으로 구설에 올랐다.

SBS '인기가요' 티아라 화영 노출사고
#저 사람은 혹시 스태프?

제작진이 방송에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작가나 PD가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경우는 '무한도전'이나 '1박2일' 등 예능프로그램 정도다. 현실이 아닌 판타지를 보여줘야 하는 드라마는 거울 등에 비쳐 촬영감독 등이 나오면 '옥에 티'가 된다.

지난해 2월 '음중'에선 지나의 무대에서 방송사고가 잇따랐다. 화면이 전환되다가 꺼지더니 화면 구석에 카메라 스태프가 등장했다. 자신의 등장을 알아차리고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같은 해 9월 스피넬X의 무대에선 무대 뒤에서 카메라를 모니터하고 있는 스태프가 화면에 잡혔다.

시트콤에선 "이런 게 생방송의 묘미"라고 웃고 넘어가겠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다. 시청자들의 불만이 빗발쳤다.

한 제작진은 "생방송 중에 사건이 생기면 빨리 수습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늘 긴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MBC 음악프로그램 '쇼!음악중심' 지나의 무대 방송사고


김윤지기자 jay@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