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ㆍ비주얼 강점 타고난 끼로 영화계 강타

올해 충무로 화제작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모델 출신 여배우의 활약이다.

2012년 스크린은 공효진이 로맨틱 코미디 '러브픽션'으로 첫 테이프를 끊은 후, 김민희가 '화차'로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기세를 이어갔다. 이달 배두나가 '코리아'로 실화의 감동을, 김효진이 '돈의 맛'으로 파격 연기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공효진은 영화 '러브픽션'(감독 전계수ㆍ제작 삼거리픽쳐스)에서 '겨털녀'로 등극했다. 능력과 외모 패션감각 쿨한 성격까지 갖춘 완벽녀와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찌질남'의 로맨스가 현실감 있게 다가온 것은 공효진 덕분이었다.'덥수룩한 겨드랑이 털마저 사랑스러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여배우가 공효진 아니면 누가 있을까?'라는 평가와 함께 영화는 200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화차'(감독 변영주ㆍ제작 필라멘트픽쳐스)는 김민희의, 김민희에 의한, 김민희를 위한 영화였다. 비주얼과 표정 연기가 뛰어난 모델 이미지가 강했던 김민희는 '화차'에서 천사와 악마를 오가는 야누스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불안한 눈빛과 함께 살인을 저지른 후 피투성이로 절규하는 장면은 김민희를 다시 주목하게 했다. 영화는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김민희는 올해 최고의 여배우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3일 개봉한 영화 '코리아'(감독 문현성ㆍ제작 더타워픽쳐스)의 배두나는 실존 인물인 북한 탁구선수 이분희 역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다. 글씨 한 번 써본 적 없는 왼손으로 탁구를 쳤고 오랜 기간 연습한 북한 억양은 실제를 방불케 한다.

일반 선수와 동일한 훈련을 소화했고 화장기 없는 맨 얼굴 촬영도 마다하지 않았다.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도 일품이다. 영화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배두나는 단연 돋보인다. 왜 일본 영화계가 그에게 찬사를 보내고 할리우드 스타감독이 러브콜을 보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새색시' 김효진 역시 대중과 평단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영화 '돈의 맛'(감독 임상수ㆍ제작 휠므빠말)으로 관객 앞에 선다.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돈의 맛'에서 김효진은 최상류층 가정에서 유일하게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진 장녀 나미 역을 맡았다. 돈에 굴복하지 않고 성(性)에 솔직한 아름다운 이혼녀로 화려하고 도도한 매력을 발산한다.

임상수 감독 역시 "김효진의 재발견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 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연예계 아름다운 몸매로 손꼽히는 그가 칸에서 선보일 레드카펫 스타일도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민희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손석우 대표는 "모델 출신 배우들은 카메라 앞에서의 감정연기와 이미지 변화가 자유롭다. 1990년대 후반 데뷔, 10여 년간 다수의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경험도 쌓아와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개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비주얼과 타고난 끼 재능 열정도 현재 영화계를 대표할 수 있는 여배우로 성장시킨 밑거름이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안소현기자 ans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