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 시민연대 및 NC 서포터즈들이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야구회관 앞에서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일부 구단들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프로야구는 10구단 창단에 관한 논쟁으로 뜨겁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8일 구본능 총재와 9개 구단 사장단이 모두 참석한 이사회에서 9구단인 NC의 내년 1군 진입을 확정했지만 10구단 승인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KBO 이사회는 9구단이 결정됐다고 해서 섣불리 10구단을 창단하기보다는 천천히 논의를 하자고 입을 모았다.

10구단 논의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새로운 구단의 창단은 빨라도 2015년 이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10구단 승인이 늦춰진 것을 두고 한쪽에서는 한국 프로야구 발전을 막는 기존 구단의 이기주의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10구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견해로 맞서고 있다.

홀수 체제의 단점

국내 프로야구는 내년부터 NC가 1군에 합류하면서 앞으로 최소 2년간 홀수 구단 체제로 운영된다. 당장 내년부터 홀수 구단에 따른 시스템의 변화가 생긴다.

먼저 내년부터 한 팀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 총 경기 수는 현재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44경기가 늘어나지만 구단 별 경기 수는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오히려 5경기 줄어든다. 팀간 19차전을 치르던 것이 16차전으로 축소된다.

구본능(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4차 이사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2013년 NC의 1군 리그 참가를 확정했고, 10구단 창단 여부는 구체적인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팀간 16차전이 되면 3연전 4차례와 2연전 2차례를 치르게 된다. 8개 팀이 3연전씩 치르는 동안 나머지 한 팀은 휴식을 해야 한다. 월요일을 포함해 4일 쉬는 경우도 생긴다.

각 구단은 수익 면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구단 별로 66, 67경기씩 치르던 홈 경기 수가 64경기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10구단의 창단을 요구하는 쪽은 시즌이 길어진다는 약점도 생기는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짝수 체제로 운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과거에도 홀수 체제로 돌아간 적이 있다. 빙그레가 창단한 1986년부터 쌍방울이 창단(1991년)하기 전까지 6년간 7개 구단 체제로 운영이 됐다. 9구단으로 돌아가는 만큼 각 구단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쉬면 된다. 10구단 창단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쪽은 경기력과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큰 영향이 없다는 의견이다.

경기력 저하 논란

10구단 창단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쪽은 경기력 저하를 강조한다. 현재 야구 인프라를 보면 10구단이 생길 경우 수준 높은 경기를 할 수 없다는 논조다.

10구단 창단의 반대 구단인 장병수 롯데 사장은 "10구단 창단은 시기 상조다. 현재 야구 인프라를 보면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다. 고교 야구부는 겨우 50여개 팀이 전부이고 야구장 시설도 열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 부족으로 야구 질이 떨어질 것이고, 야구 팬들에게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줄 수 없다. 많은 야구인들은 이런 부분을 염려하고 있다"면서 "대만 야구의 경우에도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구단을 늘리다 승부조작 등 홍역을 치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기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986년 빙그레는 창단 첫 해 7위(0.389), 1991년 쌍방울은 하위권은 7위(0.425)에 머물렀지만 승률이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기존 구단에서 신생팀에 대한 선수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용병들을 적절이 사용한다면 신생구단도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수용할 시장 규모 논란

장병수 롯데 사장은 10구단 창단은 여건상 10년 뒤에나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각에서는 기업 이기주의라 비판하지만 그렇지 않다. 흑자가 많이 나지도 않는데, 롯데가 왜 굳이 장벽을 치겠나. 600만 관중을 돌파한 현 시점에서 우리의 현실을 냉정히 봐야 한다"며 "10구단 창단보다 고교 팀을 100개 이상으로 늘리고 야구장을 신설하는 등 구장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프로야구 시장이 저변과 인구 규모로 볼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 규모는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이젠 충분히 10구단 체제로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이 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올해도 역대 최소 경기인 65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할 만큼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모기업의 지원 없이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넥센의 경우 스폰서 유치, 입장 수입금, KBO 분배금 등으로 손익분기점에 근접하고 있다.

어렵게 KBO의 새 식구가 된 이태일 NC 사장은 "9구단을 창단했으면 10구단 창단은 거스를 수 없다고 본다"면서 "10구단이 생기면 전체 경기도 늘어나고, 신선함을 준다. 리그 확대와 프로야구 성장에 좋은 동력이 될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