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가수 겸 배우 엄정화와 그룹 비스트의 이기광의 트위터가 해킹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사람은 평소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지인 및 팬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어 그 충격은 더 컸다.

이날 오전 이기광은 "누구의 짓인지 모르겠지만, 저 아닌 다른 사람이 제 아이디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앞서 해킹범은 이기광을 가장해 특정 팬에게 멘션을 남겼다.

같은 날 오후 엄정화 역시 트위터를 통해 "제가 지금 외국에 나와 있어서 비밀번호를 바로 바꿀 수 없는데요. 영문으로 다이어트 약 광고 제가 올리는 글 아닙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21일 뮤지컬 배우 선우도 엄정화와 같은 피해를 당했다.

앞서 그룹 원더걸스의 소희는 트위터를 해킹당해 흑인 비하글로 곤욕을 치렀으며 가수 겸 배우 김재중과 다비치의 강민경도 트위터를 해킹 당한 바 있다.

이처럼 SNS 상의 잦은 해킹사건은 연예인들의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이 개인적 감정에 의해 SNS에 게재한 글이나 지인과의 사적인 대화도 모두 대중에게 노출되며 개인의 사적 영역을 지나치게 침범하는 경우도 들어나고 있다.

이미 SNS는 연예인 자신을 홍보하는 대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정보에 대한 보호를 받으며 SNS를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은 개인에게 있는 만큼 연예인에게만 조심하라고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성급한 소셜테이너의 오류

영화 '후궁'(감독 김대승ㆍ제작 황기성사단)으로 돌아온 배우 김민준은 지난달 동아대 동창인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인과 관련한 글을 게재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민준은 트위터에"동아대 95학번 동기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너무 창피합니다"라고 시작하는 글로 문대성 당선인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다음날 "M군과 친했더라면 의논도 하고 의견도 제시하고 머리 맞붙여 고심했을 터인데 기왕에 의원직 고수 할거면 보란 듯이 잘해내서 오명을 씻길 바랍니다"라며 응원의 글을 게재했다. 논란이 되자 "기사 쓰라고 트윗하는 거 아닙니다"라는 즉각적인 글로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네티즌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글을 게재해 놓고 기사가 되라고 트위터에 쓴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것은 책임의식이 없어 보인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 과거의 글, 뒤늦은 화살로

가수 박재범은 그룹 2PM의 리더로 전성기를 맞았던 2009년 사회적인 지탄을 받으며 팀을 떠나게 됐다. 연습생시절 마이스페이스에 "한국이 싫다"고 남긴 글 때문이었다. 철모를 적 힘든 상황에서 남긴 글 하나 때문에 박재범은 그룹에서 퇴출당하고 한동안 연예계 활동을 하지 못했다.

배우 장근석은 지난해 11월 "트위터의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수없이 많은 점을 배웠지만, 더 이상의 왜곡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글을 올리고 트위터를 탈퇴했다. 과거 싸이월드에 감성적인 글과 사진을 올리며 '허세'라는 오명을 받은 그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인식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장근석은 트위터를 통해 한류스타답지 않은 소탈함으로 대중과 소통했지만 일부 네티즌은 과거 그의 발언을 들먹이며 악플을 쏟아냈다.

# 비빌스러운 연애도 SNS로 발각

배우 박한별과 가수 세븐은 올해로 11년차를 맞은 연예계 공식 커플이다. 안양예고 동창인 이들은 데뷔 초부터 숱한 열애설에 휩싸였지만 한사코 친구사이라며 부정해왔다. 그랬던 이들은 지난 2009년 박한별의 싸이월드가 해킹 당하면서 공식 연인임을 선언했다. 해팅을 통해 둘만의 커플사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배우 김무열과 윤승아는 트위터로 인해 연인 사이임이 밝혀졌다. 지난 2월 김무열은 트위터에 "술마신 깊어진 밤에 니가 자꾸 생각나고, 니말이 듣고 싶고, 니 얼굴이 더 궁금해. 전화하고 싶지만 잘까봐 못하는 이 마음은 오늘도 이렇게 혼자 쓰는 메시지로 대신한다"라는 글을 윤승아에게 남겼다. 비공개 메시지로 보내려던 글을 김무열이 실수로 공개로 보낸 것이었다. 이 메시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삭제됐지만 네티즌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끝내 이들은 연인임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의 사생활 노출은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경우와 원치 않는 경우로 구분 지을 수 있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이다"라며 "언론이나 대중은 '알권리'라는 논리로 무분별하게 연예인에게 사생활 공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알권리'는 시민의 공공사안에 대한 알 권리이지 개인의 사생활을 알아야 하는 권리가 아니다. 특히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므로 연예인 개인이 동의하지 않은 사생활 노출에 대해서는 처벌도 강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현기자 ans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