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이요? 전혀 아깝지 않아요. 그보다 더 큰 것을 얻었거든요."

우승 상금이 아깝지 않았냐는 질문에 돌아온 그녀의 대답이다. 아니, 아직 '그녀'보다는 '소녀'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고등학교 여학생이다.

지난 4월 롯데스카이힐제주에서 열린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프로 선수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김효주. 그는 제2의 신지애로 불리며 골프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마추어 선수로 떠올랐다.

얻은 게 뭐냐는 질문에 김효주는 "많이 배웠잖아요. 제 이름을 각인 시킨 계기도 됐고요.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라며 시원스레 대답한다.

각종 아마추어대회 싹쓸이, 아마추어 적수 없어 소녀 김효주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것은 6세 때다. 장사를 하던 부모는 어린 효주를 돌볼 시간이 없어 골프연습장에 맡겼다.

김효주의 뒤에는 든든한 버팀목 아버지 김창호(오른쪽)씨가 있다.
그렇게 시작된 골프와의 인연은 초등학교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초등연맹대회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고, 줄곧 '골프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6학년 때는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에 뽑혔고, 중학교 3학년 때에는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아마추어 최강인 김효주는 제주도지사배를 비롯해, 송암배, 일송배, 호심배 등 주니어 대회를 모두 휩쓸었고, 심지어 프로 선수들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사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해서 굉장히 아쉬웠어요. 반드시 출전해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었거든요. 그때 선발되지 못한 충격으로 슬럼프라면 슬럼프까지 찾아왔죠.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어요."

롯데마트여자오픈 우승으로 KLPGA 투어 정회원 자격을 얻게 된 김효주는 "9월에 열리는 세계아마추어 골프선수권을 정복해야 미련 없이 프로로 전향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260야드에 달하는 시원한 드라이버샷을 바탕으로 쇼트아이언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아마추어 대회의 18개홀은 아직 작은 세상이기만 하다. "더 열심히 해야죠. 지금까지 열심히 한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잖아요."

내년부터 프로에 진출할 김효주는 "롯데마트여자오픈 마지막날 함께 플레이한 문현희 언니가 너무나 편안하게 해줘 부담 없이 즐겁게 플레이 했어요. 저도 후배들을 배려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골퍼가 되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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