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빅'서 좌충우돌… 촬영장 활력소 역할

"수지를 보고 '큰 인형'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빅'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죠.(웃음)"

KBS 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빅'(극본 홍정은 홍미란ㆍ연출 지병현)의 황의경 책임프로듀서(CP)는 수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에서 배우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수지는 배우 공유 이민정과 함께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신작 '빅'에 합류했다.

수지는 큰 키와 늘씬한 몸매, 빛나는 피부와 티없이 맑은 성격으로 줄곧 인형에 비유된다. 여기에 건강한 체격 조건이 더해져 촬영장에서는 인형이 아닌 '큰 인형 수지'로 통한다는 후문이다.

수지는 올 초 쟁쟁한 배우를 제치고 스크린 흥행 성공의 '갑(甲)'으로 등극했다. '국민 첫사랑'의 주인공이 된 영화 '건축학개론' 속 서연은 90학번 대의 남성들을 잠 못 이루게 했다.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첫사랑, 누구나 맛 봤을 짝사랑의 쌉쌀한 끝 자락에 수지가 있었다.

수지는 '건축학개론'의 성공으로 기존 10,20대 남성팬층에서 30,40대 남성관객까지 끌어 안았다. '빅'으로 돌아온 수지에 대한 기대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수지는 '빅'에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 장마리 역할을 맡았다. 예쁘다고 칭찬하기 전에 "예쁜 거 알아"라고 말할 줄 아는 '근거 있는 자신감' 빼면 시체인 인물이다. 미국에서 만난 후 좋아하게 된 강경준(신원호)에게 "넌 내 남편이야!"라고 당연하다는 듯 말하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경준을 찾기 위해 귀국한 후 서윤재(공유)와 길다란(이민정)과의 좌충우돌이 펼쳐진다.

'빅'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에 "홍정은 홍미란 작가가 모든 캐릭터에 특색을 잘 입히기로 유명하지 않냐"며 "공유와 이민정의 캐릭터에 집중이 돼 있지만 사실 현장에서는 수지가 보여줄 인물이 드라마 흥행성공의 열쇠라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수지는 촬영현장에서 활력소로 통한다. '세 가지가 많은 친구'로 통하는데 웃음과 궁금증, 잠이 그것. 수지의 미소에 스태프의 피로가 달아나고, 바쁜 스케줄로 틈 날 때마다 잠을 청하는 수지의 모습은 스태프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고. 이 관계자는 "대본을 보다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 감정이 잘 잡히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선배나 감독님에게 거침 없이 질문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평가했다.

'빅'은 극중 10대 청소년 강경준의 영혼이 30대 훈남 의사 서윤재의 몸 속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서윤재와 그의 약혼녀인 고등학교 선생 길다란, 길다란과 그의 제자인 강경준, 윤재와 경준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장마린 등 등장인물의 복잡한 러브라인을 그린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