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리스트는 물론 메달 없이도 감동 스토리 풍부하면 인기

양학선 / 연합뉴스
스포츠 스타가 광고계의 '핫 아이콘'으로 뜨고 있다.

한국이 지난 13일 막을 내린 런던올림픽에서 금 13, 은 8, 동 7개로 종합 순위 5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 만큼 올림픽 스타의 주가는 더 치솟았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물론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4년 간 흘린 땀과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선 스토리를 잘 알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광고주들의 눈길을 끌만한 스타들의 공통점은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요즘은 말 그대로 '스토리텔링' 시대다.

▲'리듬체조 요정' , '도마신' 양학선 인기 UP

한국 체조가 런던올림픽에서 빛을 밝혔다. (18∙세종고)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첫 결선 진출에 성공했고, 양학선(20∙한체대)은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는 올림픽 전부터 CF 출연을 했다. 깜찍한 외모를 앞세워 파스퇴르 아이스크림, LG 에어컨 휘센 등의 모델로서 활동했지만 주위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한창 기량을 끌어올려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3억원에 달하는 전지 훈련비를 해결하기 위해 광고를 촬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었다.

김현우 / 연합뉴스
는 앳된 외모와 달리 근성과 열정, 성실성이 남다르다. 런던올림픽 하나 만을 바라보고 지난해부터 러시아에서 고독한 훈련을 했다. 또 고질적인 발목 부상 탓에 압박 붕대를 감고 매일 8시간씩 훈련을 빠짐없이 했다. 후프, 리본, 곤봉, 볼 등 종목마다 펼쳐지는 1분30초의 예술은 가 흘린 땀방울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의 전담 코치 옐레나 니표도바는 "생각이 깊고 어른스럽다.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참고 훈련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학선은 척박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스타로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광주 달동네에서 자란 양학선은 가난에 익숙했다. 그렇다고 전혀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운동에만 집중하면 노력의 대가는 반드시 찾아오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결국 양학선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다.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서자 양학선의 집은 물론 '너구리' 라면이 화제가 됐다. 양학선의 부모님은 현재 전북 고창에서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집에 살고 있다. 이 집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뒤 광주의 한 건설업체는 아파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의 어머니 기숙향씨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너구리 라면을 끓여주고 싶다"고 말하자 농심에서 평생 라면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 루키 스폰서십'이라는 스포츠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학선의 훈련을 지원했다. 이 스폰서십에 따라 신한금융은 광고 계약을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오른쪽 눈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도 투혼을 발휘한 남자 레슬링의 김현우와 33세의 나이에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남자 유도의 송대남도 주목을 받고 있다.

▲SNS 영향력 있다면 금상첨화

스포츠 스타가 풍부한 스토리와 더불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영향력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영국의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4일(한국시간)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를 비롯한 올림픽 스타들의 몸값이 SNS의 인기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SNS에서 얼마나 많은 팔로어나 친구를 맺느냐에 따라 광고 시장 몸값이 좌우된다"고 보도했다.

송대남 / 연합뉴스
SNS가 발달하기 전에는 스포츠 스타의 인기가 오래 가지 않았다. 프로스포츠와 달리 일반 종목은 올림픽이 끝나면 빠르게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SNS가 등장함으로써 스타와 팬들 간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광고계약 중개업체 스폰서 허브는 높아진 인기와 주목도를 올림픽 이후에 계속 유지할 경우 2회 연속 단거리 3관왕에 오른 볼트는 5,000만달러(약 565억원)의 광고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겨 퀸' 김연아의 맥주 광고 논란

스포츠 스타는 전자제품, 은행,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고 모델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피겨 퀸' 김연아(22∙고려대)가 맥주 광고에 출연하며 논란이 일었다. 스포츠 스타는 바른 이미지가 강하다. 경기 규칙을 지키고, 꾸준한 훈련으로 성과를 낸다. 이런 점에서 긍정적 인식이 강한 스포츠 스타가 주류 광고에 나서는 것은 청소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한국 갤럽이 성인 1,228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만 25세 미만 스포츠 스타, 연예인 술 광고 출연 금지 법안'에 대해 응답자의 51.2%가 찬성했다. 반대는 39.2%였다. 김연아의 맥주 광고 출연에 대해서는 '문제가 된다'고 밝힌 응답자가 28.6%,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가 62%로 법안에 대한 찬반 입장과는 차이를 보였다.


손연재

김지섭기자 onion@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