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바야흐로 토크쇼 전성시대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요즘 토크쇼 판도에서는 연예인의 신변잡기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토크쇼 출연자가 달라지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로 시작된 토크쇼 게스트의 차별화는 과거 방송을 꺼리던 탈북자에서부터 트렌스젠더까지 그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과감해지고 있다.

#좀 더 자극적으로

국내 최초의 트렌스젠더 토크쇼를 표방한 케이블채널 KBS 조이의 'XY 그녀'는 20여 명의 트렌스젠더가 남녀 사이의 시각차로 인해 생기는 일들을 이야기하는 신개념 토크쇼다. 당초부터 19세 이상 관람가로 시작한 만큼 금기시되어 왔던 트렌스젠더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됐다. '섹드립(야한농담)'의 황제 개그맨 신동엽과 국내 최초 커밍아웃 방송인 홍석천이 진행을 맡아 그 수위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 했다. 방송에 앞서 미풍양속을 헤친다는 학부형단체의 반발에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첫 회 출연한 트렌스젠더들은 자신들의 상황에 동정심을 유발하기 보다는 가벼운 색을 입혀 트렌스젠더가 되야 했던 이유를 예능으로 풀어냈다. 트렌스젠더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출발했지만 판단은 이제 시청자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보수단체들의 항의에 방송은 1회 만에 보류됐고 이제 방송여부는 보수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의 정치싸움으로 변질됐다.

#좀 더 과감하게

과거 탈북자는 평생을 숨어 지내야 하는 사람으로 여겨졌다. 최근 탈북자가 토크쇼를 통해 수면위로 나왔다. 종합편성채널 채널 A 교양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탈북 여성들이 주체가 되는 토크쇼다. 개그맨 남희석이 진행하고 자신의 고향과 한국에서 느끼는 문화 차이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남희석이 앞서 진행했던 KBS '미녀들의 수다'와 닮아 있다. 출연 게스트들이 미모와 입담으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 다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평소 고정관념을 갖고 있던 북한의 실상을 가벼운 색채로 알아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차별화가 된다. 프로그램의 방송사가 보수언론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6월에는 미국의 유력 일간지 LA타임즈가 이 프로그램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LA타임즈는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한국 사람들에게 폐쇄적인 북한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窓)'이 되고 있다"고 평하며 새로운 시도에 손을 치켜 세웠다.

KBS 조이 'XY 그녀'
#좀 더 따뜻하게

기존 토크쇼에서 진행자는 게스트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역할을 했다는 (이하 두드림)은 진행자이자 멘토인 네 명의 MC가 게스트와 소통을 하는 토크쇼다. 게스트는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등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유명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꿈꾸는 다락방'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등을 저자인 베스트셀러 작가 이지성을 비롯해 김기덕 감독, 혜민스님,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경찰대 교수, 기업가 스티브 김 등이 '두드림'의 문을 두드렸다. '두드림'은 게스트가 자신의 인생담을 바탕으로 강연하는 두드림 특강과 MC와 게스트가 함께 고민을 해결해 나가는 '소울푸드'로 진행된다. 화려한 언변도 이슈몰이도 필요치 않는다. 게스트가 자신의 삶의 방식을 솔직하게 털어놓게 하는 프로그램의 힘 때문일까? 비슷한 성격의 '착한' 토크쇼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 만큼 큰 이슈를 끌지는 못하지만 그간 방송 출연을 꺼렸던 인사들이 속속들이 출연을 결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이야기쇼 두드림'

안소현기자 ans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