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출연 불러준 김기덕 감독에 "감사"생애 최고 연기로 세계적인 주목"김기덕 감독 많이 칭찬해 주세요"

김기덕 감독은 영화 '피에타'를 촬영을 앞두고 배우 조민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1995년작인 '맨?' 이후 17년간 드라마에 매진해 온 조민수에게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하지만 그는 김기덕 감독의 손을 잡았고 은막으로 복귀했다. '피에타'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치고 베니스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조민수는 '운이 좋은 배우'가 아니다. 그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피에타'에 무게를 실었다.

'피에타'는 악마 같은 사채업자 앞에 어느 날 자신이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극중 무자비한 사채업자를 품으려 하는 엄마 역을 맡은 조민수는 "줄을 잘 선 것 같다"고 운을 뗀 후 "감독님도 '피에타'로 7년 만에 가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이 작품에 줄을 잘 선 것 같다. 정말 행운이고 김기덕 감독을 만나서 좋다"고 밝혔다.

조민수는 김기덕 감독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17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고 해외 영화제로 이끈 김 감독은 조민수에게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다.

조민수는 "김기덕 감독은 외국에서 환영받는 감독이 아닌가. 그런 감독과 작업하는 복도 있구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김기덕 감독님이 3대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는 것은 작품을 같이하면서 피부로 많이 느꼈다. 해외에서 인정하는 감독님을 우리나라에서도 잘했다고 다독여주고 칭찬해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다수의 영화 속에서 여성에 대한 가학적인 성향을 드러내 논란의 대상이 되곤 했다. 얼마 전에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 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민수는 "정확히 어떤 점이 페미니스트인지는 모르겠는데 여러 가지를 갖고 계신 분이고 복잡하고 다양한 여러 색깔이 있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것 같다"며 "요즘 버라이어티 쇼에서 영화로만 보여줬던 김기덕 감독이 아닌 사람냄새 나는 감독님을 봤는데 휴머니스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피에타'의 공식 상영이 끝난 후 조민수는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손꼽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조민수의 수상을 기대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조민수는 수상 공약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후배 배우 하정우가 수상 공약으로 국토대장정에 나선 것을 의식한 듯 "나는 국토대장정은 못한다. 그래도 뭔가 하긴 할 거다. 지금 당장은 뭐라고 얘길 못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피에타'는 6일 국내 개봉됐다.



안진용기자 realy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