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이 마침내 잠에서 깨어난 것 같다. 영화배우 이병헌의 포효가 문화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그를 향한 열기는 '강남스타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가수 싸이와 견줄 만하다.

그가 주연한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광해)는 출발부터 심상치 않더니 결국 추석연휴 때 극장가를 접수했다. 연일 흥행기록을 갱신하며, 연휴 때 이르러서는 '700만 고지'를 돌파한 것이다.

한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모습이 뜸하던 이병헌.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열애설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연애인'이었다. 하지만 '광해'가 극장에 걸리면서 그의 실체는 다시 한 번 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그는 '연애인'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 천생 '배우'였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LA 타임스'는 메인 페이지를 이병헌으로 장식했다.

영화 '광해'는 지난달 14일 한국영화 최초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에서 레드카펫 프리미어 시사회를 개최했다. 시사회 직후 'LA 타임스'의 평론가 로버트 아벨은 이병헌의 연기를 보고 "그는 영화를 이끄는 최고의 메인 지휘자 같은 역할을 했다"며 이병헌의 광적인 연기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이병헌의 재발견

이병헌은 마초적인 느낌이 강한 배우다. 하지만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보면 오히려 그 느낌을 살리지 않은 영화가 많다. 액션배우 같은데 그렇지 않은 역할을 맡으면 어색하지만 이병헌은 그런 게 없다. 오히려 그 야수성이 극중 그의 눈빛을 더욱 서글프게 만든다. 바로 이 절제된 느낌이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가진 특징이라 하겠다.

영화 '광해'에서도 이병헌과 어울리는 느낌은 진짜 '광해'의 드라이함이다. 그러나 우리가 열광하는 이병헌은 가짜 광해를 연기하는 이병헌이다. 그의 영화 중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 등을 보고 나면 이병헌의 서글픈 눈빛이 뇌리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다. 마치 가을비를 맞은 것처럼 가슴이 젖어 든다. 다시 그의 영화를 찾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이병헌은 평가절하 된 배우이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 세계가 '병헌앓이'를 하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는 진가가 조금씩 알려지려는 때마다 악재를 만났다. 과거 이병헌은 이른바 '연예인 X파일'에서 부정적으로 언급되면서 곤혹을 치렀다. 이어 당시 연인이었던 송혜교와의 이별로 여러 루머에 시달렸다.

이병헌은 이러한 악재에도 할리우드 진출을 모색하는 등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다시 예전의 모습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것은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신이 그의 재능을 질투한 것인지 또 다시 악재가 찾아왔다. 미국교포 여성인 권모씨가 이병헌을 고소하는 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는 연예계뿐 아니라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양측은 엇갈리는 주장을 폈다. 권씨는 "이병헌과 결혼을 전재로 사귀던 관계였으나 버림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이병헌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은 결국 권씨와의 합의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정
이 사건의 여파는 컸다. 다른 배우였다면 그대로 사장됐을 수도 있었다. 아니 그랬을 것이다. 이병헌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이 이병헌의 힘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의 눈빛이 가진 매력은 쉽게 팬들에게서 지워지지 않았던 것이다.

과의 만남

최근 이병헌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는 배우 과의 열애다. 열애사실이 알려지기 전 양측은 열애설을 부인했으나 나중에 여러 정황들이 계속 드러나자 결국 사실을 인정했다. 이병헌은 자신에 대한 여러 루머 때문에 열애를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두 사람이 공식커플이 되자 팬들은 앞으로 두 이씨가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주변에서는 결혼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병헌과 은 일단 "결혼을 언급할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두 사람의 열애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연예인이라는 사실 외에는 공통분모를 찾기 힘들어서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12살 차이로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또 연예인들은 직업 특성상 인기정상인 상황에 연인을 잘 만들지 않는다. 특히 은 여성이기 때문에 연애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두 사람은 아직 결혼 보다는 연애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방송가에서도 대체로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결혼설이 아예 쏙 들어간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의 '결혼임박설'은 날이 갈수록 무게를 더하고 있다. 열애설을 인정한 두 사람의 공식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진지한 만남' '좋은 소식이 생기면 알려드리고 싶다' 등 결혼 가능성을 암시하는 문구들이 포함돼 있다.

이병헌과 은 꽤 오래 전부터 각별한(?)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만남과 이별, 또 만나기를 수 차례 반복했다고 한다. 이 이병헌과 처음 가까워진 때는 연예계에 막 첫발을 내디딘 신인이던 시절이다. 연극과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가고 있던 때로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하기 이전이다. 이병헌은 영화 '달콤한 인생'과 '그해 여름'을 촬영하고 난 직후 과 가까워졌다.

둘의 초반 만남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당시 두 사람에게는 사랑보다는 일이 우선이었다. 신인이던 은 본격적인 연예계 활동을 위해 일에 매진했고, 이병헌 역시 신작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소원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현재 두 사람의 데이트는 전보다 더욱 조심스럽다. 우선 철저하게 외부 노출을 차단하고 남들 눈을 피해 조용히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데이트 장소는 이병헌의 집이다.

경기 광주시 오포읍에 자리 잡은 이병헌의 집은 이병헌과 어머니가 살고 있는 단독주택이다. 관리실이 따로 있고, 주차장과 현관이 통해 있어 마당을 거치지 않고 집 안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비밀 데이트를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해외 진출 악재 될 수도

두 사람의 열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과 잘 되면 좋겠지만 만약 과거처럼 결별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안티가 생겨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이병헌 측은 열애사실을 인정하기 전 가장 고민했던 것이라고 한다. 또 열애가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최근 강병규를 고소한 것이 그 예다.

열애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강병규는 자신의 트위터에 '곧 임신 소식이 들릴 것이다' '이 xx' 등 이병헌에 대한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비난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결국 이병헌은 연인 사이임을 공식 인정한 바로 다음 날, 강병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송사에 휘말리게 됐으니 앞으로 수차례 이에 대한 기사와 말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골칫거리가 등장할 수도 있다. 예컨대 루머와 악플에 견디지 못한 두 사람이 결별할 수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병헌의 인기가 정점에 다가갈수록 두렵다. 예전처럼 정점에 섰을 때 이별이라는 악재를 만나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화계에서는 이병헌이 과의 열애를 통해 '착한 남자'로 이미지 쇄신에 성공하고 영화 '광해'로 화려하게 부활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의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서도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대감이 높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아시아인은 영화 '마지막 황제' 등과 같이 아시아를 주제로 한 영화가 아닐 경우 헐리우드 스타의 들러리를 서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좀 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남의 잔치에 초대된 이방인일 뿐이다. 이런 한계를 이병헌이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자칫 할리우드라는 함정에 빠져 국내에서의 인지도까지 깎일 수 있다는 걱정 섞인 시각도 있다.

한 영화인은 "한국배우는 한국영화를 통해 세계에 어필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한국배우가 외국영화에서 빛을 발하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광해'를 보고 이병헌을 칭찬하는 외신들이 할리우드에 출연한 이병헌을 칭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이 영화인의 말이다. 그만큼 할리우드는 닫혀있는 세계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병헌은 영화 '지아이조'에서 그리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외국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뿐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이병헌은 이번 기회를 헛되이 흘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병헌은 여러 언론접촉을 통해 "할리우드에서 감정표현이 쉽지 않다. 그 점에 대해 여러 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만능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연예계 최고 엄친딸

이병헌과 의 만남 초기에는 이병헌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아들이 연예인과의 연애에서 큰 상처를 입은 적 있어서다. 하지만 둘의 만남이 길어지면서 이병헌의 모친도 을 가벼운 여자친구가 아닌 아들의 배우자감으로 바라보고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머니의 마음을 돌리는 데는 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이병헌의 어머니는 의 싹싹함에 반했다고 한다. 현재 은 이병헌의 가족 모임에 자연스럽게 참석할 정도로 가까운 존재가 됐다.

의 노력이 더 놀라운 이유는 그가 연예계 최고의 '엄친딸'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의 외할아버지는 미술계의 원로 박노수 화백이다. 어머니는 피아노 전공에, 아버지 또한 광고회사 최고위급 간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할아버지는 부장판사 출신이고, 고모들은 모두 미술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은 서울 강남 논현동에 위치한 고급 빌라에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친오빠는 3년 전 결혼해 분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회사 간부 출신인 의 아버지는 현재 현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가볍게 외부 인사와 만나거나 이동할 때 버스를 즐겨 타는 등 의외로 소박한 인물이라고 한다.

이병헌은 누구?

나이43세 (만42세)

신체177cm, 72kg

혈액형O형

소속사BH엔터테인먼트

가족동생 이은희

데뷔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

취미 모자수집, 여행

특기태권도, 스노우보드, 수영, 팔씨름

별명 빅 컬킨, 제임스 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성격 솔직하고 급함

이상형 친구같은 여자

좌우명 정직하고, 남자답게 살자

종교 불교

좋아하는 색깔 검정

이병헌 경력사항

2012.07 광주비엔날레 명예홍보대사

2010.11 서울특별시 글로벌 홍보대사

2010.09 캘리포니아 관광홍보대사

2009.12 국가정보원 명예요원

2007.01 BH엔터테인먼트 설립

2005.12 유니세프 특별대표

1999.07 제주국제자유도시 명예홍보대사

1991 KBS 14기 공채 탤런트

이병헌 수상내역

2011 유니세프 일본위원회 감사장

2011 제2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

2011 제4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2010 제3회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 올해의 아이콘

2010 제3회 도쿄드라마 어워즈 아시아 최우수 연기상

2010 제5회 아시아 태평양 프로듀서 네트워크 아시아 영화인상

2010 서울국제관광대상 국내 연예인 최우수상

2010 제5회 서울드라마어워즈 한류부문 남우주연상

2010 제12회 틴 초이스 어워드 액션 남자배우상

2010 제4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2010 CMA 앤드아시안인플루엔셜어워드 가장영향력있는 배우상

2010 제1회 서울문화예술대상 드라마배우부문 대상

2010 제21회 일본보석베스트드레서상 남성부문 특별상

2010 제5회 아시아모델상시상식 아시아스타상

2009 KBS 연기대상 대상

2009 KBS 연기대상 베스트커플상

2009 KBS 연기대상 네티즌상

2009 제9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영화연기 부문

2009 제10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특별상

2009 제30회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2009 제4회 앙드레김 베스트 스타 어워드 스타상

2009 제4회 에이어워즈 스타일 부문

2006 제14회 춘사대상영화제 한류문화대상

2006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2006 제4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남자연기상

2005 제13회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 남자주연상

2005 제2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자주연상

2003 제39회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남자연기상

2003 제30회 한국방송대상 탤런트상

2003 SBS 연기대상 대상 10대스타상

2003 SBS 연기대상 대상

2001 SBS 연기대상 SBSi상

2001 SBS 연기대상 10대 스타상

2001 제22회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2001 제38회 대종상영화제 네티즌이 뽑은 인기상

2000 SBS 연기대상 빅스타상

1996 제3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연기상

1995 KBS 연기대상 우수연기상

1995 제6회 춘사영화예술상 새얼굴연기상

1993 KBS 연기대상 우수연기상

1992 KBS 연기대상 신인상



윤지환기자 jj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