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한화 감독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가 지난 8일 전격적으로 김응용(71) 전 KIAㆍ삼성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발표했다. 현직에서 10년 가까이 물러나있던 김 감독의 복귀는 그야말로 '깜짝' 뉴스거리였다. 그로부터 이틀 뒤 한화와 마찬가지로 시즌 중반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뒀던 넥센도 염경엽(44) 신임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올 시즌 주루ㆍ작전코치를 맡았던 염경엽 감독의 전격적인 발탁 또한 아무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넥센은 염 감독의 선임 배경에 대해 "젊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잠재능력을 충분히 끌어올려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리스마를 상징하는 과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의 각기 다른 성향이 다음 시즌 프로야구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못하면 죽는다" 뚝심과 경험으로 체질 개선

김응용 감독은 해태 시절과 KIA, 삼성 시절을 거쳐 카리스마 있는 감독으로 손꼽혔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해태(현재 KIA)에서 9차례, 삼성에서 우승 1차례 등 총 10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스타 플레이어도 한치 예외 없는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단을 휘어 잡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
김 감독은 지난 10일 대전구장을 방문해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눴다. 그는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프로라면 말하지 않아도 뻔한 것 아니냐"며 "(야구)못하면 죽는거지"라는 짧고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김 감독은 이날 발 빠르게 자신의 애제자였던 이종범(전 KIA)을 새로운 주루코치로 임명했다. 코칭스태프 선임에 대해 전권을 부여 받은 그는 한화 출신 프랜차이즈 출신 코칭스태프가 유독 많은 팀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4년 동안 3차례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한화의 체질 개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감독은 리빌딩을 목표로 하는 구단의 바람을 충족시킬 수 있는 최적화된 인물이었다. 그는 해태 시절인 1986년에 1985년 신인왕인 3루수 이순철을 중견수로 돌리는 파격적인 결정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한화는 김 감독의 뚝심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팀을 리빌딩 하고자 했다.

"야구는 즐겁게" 꾸준한 대화로 잠재력 극대화

10년 동안의 선수 시절은 초라했지만 염경엽 넥센 신임 감독은 프로야구판에서 잡초와 같은 삶을 살았다. 2000년 은퇴 이후 지도자가 아닌 구단의 운영 팀에서 일하며 실무적인 부분을 공부했으며 현대(2007 수비코치)와 LG(2011 수비코치)를 거쳐 다양한 감독을 모시며 코치로서의 경험도 쌓았다. 무엇보다 염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에 능하다는 점이다.

올 시즌 넥센의 작전ㆍ주루 코치였던 그는 젊은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잠재 능력을 끌어 올렸다. 지난해 99도루로 최하위였던 팀을 올 시즌 179개의 도루로 가장 발 빠른 팀으로 변모시키는 데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발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던 강정호와 박병호를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득시켜 올해 '20(홈런)-20(도루)'을 달성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그는 "1년 동안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꾸준히 대화하면서 선수들 개개인의 역할과 팀의 나아갈 바를 전달하고 함께 흐름을 읽어나가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소한의 원칙 속에서 선수들이 항상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2013 시즌부터 새롭게 NC의 합류로 9개 팀이 경기를 치르게 된다. 최근 수 년 동안 만년 하위권이었던 한화와 넥센이 새로운 감독 체제 하에서 어떠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상기자 alexei@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