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소년'으로 스크린 컴백

원조 만능 엔터테이너가 돌아왔다. 이정현은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하며 두 영역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오랜 기간 공백기를 갖던 이정현은 영화 '범죄소년'(감독 강이관)을 통해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최근 연기에 도전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늘어가는 추세에 대해 이정현은 "가수 활동을 할 때는 인기를 끌며 어디에나 팬들이 모여들곤 한다. 하지만 연기 할때는 그런 것을 의식 하지 않아야 한다"며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캐릭터에 빠져든다면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것 같다. 끼 많고 훌륭한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범죄소년'에서 미혼모 역을 맡았다. 아직 결혼과 출산 경험이 없는 이정현에게는 만만치 않은 역할이었다. 때문에 이정현은 촬영 전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미혼모를 들을 직접 만나며 간접 경험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이정현은 "엄마 역할을 제안받아 깜짝 놀랐다. 그런데 실제로 미혼모들이 굉장히 어리다고 하시더라. 실제로 만나보니 일반 학생과 다르지 않은 분들도 많았다. 감독님도 엄마처럼 보이기 보다는 친구같은 느낌을 주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나마 미혼모의 아픔을 겪은 이정현은 실제로 제대로 아기를 키우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미혼모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현은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이 또 다른 미혼모를 만들며 이런 과정이 대물림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버림 받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삶을 포기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미혼모들이 (버렸던) 아들을 다시 만나는 과정에서 열심히 살아보자고 마음가짐을 가졌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엄마 역을 해보면서 이정현은 결혼에 대한 진지한 생각도 갖게 됐다. "나이가 있는 만큼 이제 결혼을 하고 싶다"고 운을 뗀 이정현은 "그 전에 빨리 남자 친구를 만나야 할 것 같다. 극중 경찰서에서 나온 뒤 아들에게 업히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아들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더라. '이래서 아들이 있으면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범죄소년'은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원치 않았던 임신과 출산을 겪고 13년 동안 가족과 연락을 끊고 살아온 미혼모와 엄마와 떨어져 있는 동안 범죄를 저지른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안진용기자 realy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