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넬, 새 싱글 '홀딩 온투 그래비티' 발표… 쇼케이스 현장'중력' 주제 3연작 첫 앨범… 다양한 시도 한 곡에 모아김종완 몽환적인 보컬 스산해진 거리와 어울려

밴드 넬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새 음반 '홀딩 온투 그래비티(Holding onto Gravity)'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침부터 내린 비가 잠시 멈췄다. 스산해진 거리는 흠뻑 젖었다. 둔탁한 소리가 공허한 마음을 내리눌렀다. 단순한 악기 배치가 주는 편안함에 몽환적 보컬이 주는 나른함마저 더해진다. 이들의 음악을 듣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날씨도 드물지 않을까? "오늘 날씨가 화창했다면 민망할 뻔했다"며 웃는 멤버들의 인사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그룹 넬의 새 싱글'홀딩 온투 그래버티'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린 3일 서울 오후는 감성에 물들기에 최상의 조합이었다.

넬은 이번 싱글을 시작으로 '중력'(Gravity)을 주제로 세 번에 걸쳐 2장의 싱글과 1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 '중력을 붙잡다'는 제목대로 첫 번째 싱글은 감정을 중력에 비유하며 감성적 언어를 쏟아냈다.

"우린 외로움이나 그리움 같은 감정조차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감정이 없으면 굉장히 공허해지지 않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순수하게 음악을 계속하려면 스스로를 붙잡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붙잡는다는 표현을 썼다."(김종완)

정규 앨범을 고수하던 넬이 처음으로 발표하는 싱글이지만 트랙마다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블루'는 깔리는 빗소리 배경에 속삭이듯 읊조리듯 가사를 빗물처럼 흩뿌리는 김종완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이어 공개된 타이틀 곡 '백야'는 듣고만 있기 아까울 정도로 다양한 심상이 뒤섞인 선율이 사랑과 이별의 경계를 새 하얀 밤이자 새까만 낮으로 비유해 오감을 자극한다. 그간 넬이 시도했던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한 곡에 오밀조밀 표현해 기승전결로 꾸민 구성도 돋보인다. 멤버들은 '백야'를 비롯해 앨범 전체를 시각적 이미지를 떠올리며 듣기를 권했다.

"'백야'는 우리가 그동안 시도했던 것들이 모두 녹아있는 곡이다. 록밴드로 시작해 어쿠스틱한 음악도 하고 현악 연주자들과 협연도 하고 일렉트로닉의 요소도 가미해봤는데 그런 것들을 한 곡 안에서 잘 어우러지게 한 것 같아 나름대로 뿌듯하다."(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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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을 들어보면 뒤에 깔리는 효과음이 매우 많다. 빗소리도 있고 기차역이라는 느낌을 주는 소리도 있다. 그 상황 안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음악을 들으면 더 깊이 있게 다가올 거라 생각한다."(정재완)

이날 공개된 '백야'의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임수정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멤버들은 임수정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평소 넬의 팬으로 알려진 임수정이 넬의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는 후문이다.

"완성된 뮤직비디오를 보는데 영상과 노래가 부합하도록 연기를 잘해줬다. (뮤직비디오가) 생각만큼 잘 나와서 뿌듯하고 좋았다."(이정훈)

이번 3연작 싱글을 준비하며 긴 흐름을 유지하며 자주 소통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는 넬. 이들은 24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과 31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크리스마스 인 넬스 룸(Christmas in NELL's ROOM) Ⅵ'란 타이틀로 공연을 개최해 팬들과 만난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