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앞둔 폴리테이너들의 행보배슬기도 거침없는 의견설운도 김흥국 이순재 등 장년층 노린 박근헤 캠프에이효리 윤도현 투표 독려

가수 은지원(왼쪽)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하는 대통령후보들의 지지율은 소수점 단위로 시시각각 바뀐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사퇴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양강구도가 된 대통령 선거판. 여기에 뛰어든 '폴리테이너'들의 행보가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연예인(Entertainer)으로 알아보고 정치인(Politician)의 행보로 이해되는 대표스타들, 지금부터 살펴보자.

#내 이름을 걸고 지지!

박근혜 후보 캠프는 120여 명의 연예인 지지세력을 모았다. 설운도 김흥국 송재호 이순재 등 중견 연예인이 주축이다. '보수 색(色)'으로 덧칠된 새누리당 진영이 고정 지지층인 노ㆍ장년층을 잡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 후보와 5촌 관계로 알려진 가수 은지원과 스포츠스타 최홍만이 힘을 더해 젊은 층의 눈길까지 끄는 분위기다.

이들의 행보는 적극적이다. 이름과 얼굴이 대중에게 알려진 만큼 파급력도 크다. 박근혜 후보의 선거유세를 도운 송재호는 당시 "부산아입니까!"라는 말 한마디로 보수진영의 텃밭이라 불리는 부산을 사로잡았다. 김흥국은 박근혜 후보의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란 콘셉트를 적극 지지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았던 것은 은지원. 지난 6일 경기도 안산 중앙역 유세에서 연설한 박근혜 후보 뒤를 지켰던 그는 "끝까지 믿어주고 도와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 "응원차 다녀왔는데 마치 못할 짓을 한 사람처럼 심한 말들도 많고 기분이 좀 그렇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 명계남(왼쪽)과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 /연합뉴스
문재인 후보 캠프는 '머리 수'에서 일단 박근혜 후보 캠프에 밀린다. 하지만 '양보다 질'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가수 전인권과 작곡가 김형석, 영화감독 김기덕, 소설가 공지영, 배우 김여진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이들의 참여가 뒤따르고 있다. 전인권과 김형석은 최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후보의 유세현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인권은 가수로서 노래로 힘을 실었고 김형석은 '깨알 감성'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득녀 소식을 전한 당시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서 자라길"이라고 언급했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은 문재인 후보 캠프의 메인 카피다.

일부 대중에게 유명인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그럼에도 '폴리테이너'가 활용되는 이유는 단 기간 가장 빠른 홍보효과를 내기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전화통화에서 "선거유세를 할 때 중요한 점은 불호의 사람들을 호로 끌어들이기 보다 호의 사람들의 마음을 굳히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좋은 이미지의 연예인, 공인들을 품음으로써 이들의 후광효과로 특정 후보까지 긍정적인 기운이 뻗칠 수 있다"고 밝혔다.

#거침없이 트위터!

'오프라인 현장'이 전부가 아니다. SNS시대다.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각종 서비스를 앞다퉈 이용하는 대통령 후보들은 '온라인 현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폴리테이너들을 잡느라 바쁘다.

유아인
최근 배우 은 트위터를 통해 또 한번 '소신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한 당시 "아름다운 단일화 같은 소리 하네. 안철수 비난한 것들 부끄러운 줄 알아라. 권력을 내려놓지 않은 것은 야권 또한 마찬가지다.(후략)" 라는 글을 남긴 것.

문재인 후보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 캠프의 허영일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의 심정을 일정 부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경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을 받아 안고 민주당은 혁신 또 혁신하겠다"고 각오를 더했다.

에 이어 '거침없이 트위터'를 날린 폴리테이너는 또 있다. 배우 배슬기다. 그 역시 안철수 후보의 사퇴와 관련해 트위터를 남겼다. 배슬기는 "제대로 투표할 힘 빠진다"며 "난 이래서 '종북자 무리'가 싫다"고 적었다. 의 트위터가 '소신발언'으로 표현된 것과 달리 배슬기의 글은 다소 위험했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종북자'라는 표현이 진보세력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한 것과 달리 비하한 모습은 공인으로서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는 것. 이에 배슬기는 "종북 '드립'에 대한 사과를 표합니다"며 "하지만 무관심보다는 관심이 좀 더 발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인의 이름으로 독려!

개인적인 정치 색에 연연하지 않고 투표를 독려하는 폴리테이너들도 많다. '누구를 지지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대한민국의 향후 5년에 대해 '왈가왈부' 할 것이라면 적어도 권리행사는 하고 말하자'는 의미다.

가수 이효리와 윤도현 유종신, 방송인 김제동 남희석 등은 이러한 취지에 동감하는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평소 보여준 언행과 행보에서 드러난 정치 색 때문에 '투표 독려'의 의미를 곡해하기도 한다.

문제 삼는 부분 중 하나는 '투표인증샷'이다. 하지만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투표는 국민의 권리에 앞서 의무다" "젊은 층의 낮은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등의 의견으로 투표 독려 행보를 응원하는 이들도 다수다.

지난 4월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타난 폴리테이너들의 투표 독려는 인상적이었다. 이효리 김제동 김미화 등은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 앞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일부 대중에게 역풍을 맞기도 했지만 곽현화 낸시랭 등은 목표 투표율을 걸고 공약실천을 약속하기도 했다. 20대 유권자의 비율을 높이는데 한 몫 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낮은 투표율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상이다"면서 "요즘은 20~40대 유권자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선거의 결과가 달라지지만 모든 층을 아우르는 유세를 하기엔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폴리테이너들의 SNS를 통한 투표독려 현상은 모든 대통령 후보들에게 감사한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