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정 첫 우승마 '명불허전'22일 서울 1400m 제1경주우승후보 '충무대왕' 따돌리고 국내 복귀 첫승 신고

'필소굿(14조 3세 수말)'에 대적할 만한 '적수'가 있을까.

해외 원정 첫 우승마로 화제를 모았던 필소굿이 한국 경마 복귀 첫 승을 신고했다. 필소굿은 지난 22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1400m 제1경주에서 2위와 무려 12마신(30m)이라는 큰 격차로 한국 무대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9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칼더 경마장에서 해외 경주(1600m 모래주로) 우승을 차지한 뒤 4개월만의 복귀전이었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이날 경주는 4코너까지 접전 양상이었다. 초반부터 빠르게 선두권에 가담한 '장수비마'와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박태종 기수의 '충무대왕', '필소굿' 등이 두터운 선두권을 형성하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이 계속됐다. 하지만 승부처였던 마지막 4코너 이후 폭발적인 뒷심을 보인 '필소굿'은 빠르게 2위권과 격차를 벌인 끝에 여유 있게 우승을 거머쥐었다.

필소굿을 담당하고 있는 이신영 조교사는 "우승마라는 타이틀로 주위의 기대가 커 부담감이 컸지만 대승을 거둬 너무 기쁘다"며 "국내에 들어온 이후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고, 이번 경주 우승을 통해 앞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4개월의 공백에도 필소굿이 서울 경주마들을 압도하면서 당분간 1인자 체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끄럽지 못한 출발은 초반 스피드와 체력을 보완하면 된다. 단점 보다는 장점이 많은 말이 필소굿이다. 큰 주폭과 직선주로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파워, 경주마로서 갖춰야 할 경쟁심 등은 향후 정상급 경주마로서의 발전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내년이면 경주마의 전성기인 4세에 접어든다. 경기마다 변수가 많고, 상위군으로 갈수록 장거리 경주와 뛰어난 경주마들이 넘치지만 필소굿은 520kg대 육중한 체형에서 나오는 힘을 바탕으로 경마계를 흔들 가능성이 크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