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 SNS' 소통 어디까지?티아라 소연-윤이나 카카오스토리 대화선배연예인 뒷담화로 뭇매진실·거짓여부 떠나 팬 믿고 싶은대로 생각온라인속에서 조차 연예인

티아라 소연
'소통의 장'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도를 넘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대중과 연예인을 이어준 '쌍방향 통로'가 일방통행으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사적인 대화가 오가는 소셜네트워크 어플리케이션까지 SNS의 영역으로 활성화되면서 연예인들이 울상 짓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걸그룹 티아라의 소연과 배우 윤이나가 카카오스토리라는 소셜어플리케이션으로 뭇매를 맞았다. 만화 속 캐릭터인 스티치를 두고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대화가 캡쳐된 화면이 온라인 상에서 퍼졌다. 이후 두 사람의 대화는 특정 연예인을 지칭한 '뒷담화'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소연의 소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사적인 대화에 불과하며 특정 연예인과 상관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두 사람은 사실 안양예술고등학교 동창으로 평소 좋아하는 캐릭터에 대한 농담을 주고 받았을 뿐이었다.

카카오스토리는 사실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공개발언대'의 속성을 띠는 공간이 아니다. 카카오스토리는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식으로 서로의 소식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친구관계를 맺지 않은 사람들은 해당 이용자의 사진이나 글을 볼 수 없다. 다만 '공개 설정'된 게시물은 과거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유행한 '파도타기' 형식으로 접할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게시물까지 세상에 알려져 의도치 않은 상황에 놓이는 일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소한 농담까지 정확하지도 않은 사실이 보태져 확산된다면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어떻게 보장 받아야 하냐는 성토도 들린다.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에 "연예인에게 사생활이 어디있냐는 말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밖으로도 잘 나가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온라인 상에서도 자유로울 공간이 없다면 결국 세상에 갇혀 살 수 밖에 없는 꼴"이라고 밝혔다.

폭행 음주 교통사고 등 법의 잣대가 요구되는 사건사고의 경우 진실여부가 가려지면 여론에서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잘못을 했으면 대가를 치르고, 그렇지 않다면 누명을 벗고 떳떳해지면 될 일이다.

연예인들의 SNS를 둘러싼 논란이 문제가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진실여부가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라는 데 있다. '그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라고 말해도 처음 보고 듣고 판단한 것에 끝까지 믿음을 주는 성향이 강하다. SNS가 소통의 장뿐 아니라 이미지 메이킹의 중요한 수단이 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트위터 인맥'으로 화제가 된 한 연예인의 소속사 관계자는 "SNS로 불거진 일은 수습하기가 어렵더라"며 "아니라고 해도 믿질 않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들이 처음 믿은 사실을 확실히 하기 위해 또 다른 증거를 찾고 정황을 포착하는데 재미를 느끼는 분들도 있더라"고 털어놨다.

개인의 공간이고 연예인 스스로가 주체가 된 공간인 터라 소속사 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도 'SNS 논란'의 속앓이를 키우는 이유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SNS에서 한 말이나 올린 사진 때문에 지적을 받는 경우 소속사 차원에서 대응하기도 애매하다"며 "결국 연예인이 스스로 SNS에 해명 글을 올려 일단락시키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법적으로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은 일에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습니다'라며 죄를 지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싶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SNS 계정 삭제하기도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연예인의 SNS를 둘러싼 대중의 입장도 분분하다. 일부 여론은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과 행동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인이라는 점에서 SNS를 활용하는 연예인들에게 완전한 자유는 없다는 의미다.

'SNS스타'로 불리는 한 연예인의 소속사 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한 말에 책임지는 행동은 필요하지만 자신을 곡해하는 모든 시선에 일일이 상처 받고 해명해야 하는 태도도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소신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예의를 차릴 수 있는 자세가 돼야 연예인들 역시 SNS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숱한 연예인들이 SNS로 빛과 그림자를 경험하며 속앓이를 했다. 자신의 의도와 달리 전달된 말이나 왜곡된 상황이 반복되면서 SNS계정을 삭제하며 마음의 문을 닫기도 했다. 연예인일수록 '알아서 존중해주자'는 네티즌의 목소리가 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돌가수가 소속된 한 기획사 관계자는 "나이가 어린 아이돌이나 일찍부터 연예활동을 시작한 사람들의 경우 대중과 소통할 창구가 많지 않다"며 "SNS는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는 반면 쉽게 상처받을 수 있는 위험부담도 큰 존재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인이라는 특성상 같은 말을 해도 더 큰 파급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