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만 관중 돌파 눈앞' 프로농구 마케팅의 세계삼성 '치어 업 체어 업' 열성 응원팬에 특석 제공3점슛 주인공 맞히면 스마트폰 경품 증정도전자랜드 "역전을 노려라" 후반전 먹거리 제공 '눈길'

삼성'치어 업 체어 업' 이벤트
2011~12시즌 프로농구는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총 270경기에 119만518명의 관중이 입장해 2008~09시즌(108만4,026명) 기록을 넘어섰다. 인기 구단 SK가 독주 체제를 굳히고 치열한 6강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올 시즌도 수 많은 관중이 농구장을 찾고 있다. 30일 현재 176경기에 73만6,807명이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113만 관중은 손쉽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앞으로 더 치열하게 펼쳐질 순위 싸움과 강병현(KCC) 정영삼(전자랜드) 차재영(삼성) 등 전역 스타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120만 관중 돌파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구단들의 공로, 숨은 마케팅

이처럼 프로농구가 손쉽게 100만명을 돌파하는 건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한 몫하고 있다. 10개 구단은 각각 특색 있는 이벤트를 준비, "또 찾고 싶은 농구장"을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구단이 농구 '명가' 삼성이다. 삼성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좌석을 바꿔주는 '치어 업 체어 업' 이벤트를 하고 있다. 2층 일반석(8,000원)에서 순식간에 1층 특석(1만5,000원 상당ㆍ최대 5명)으로 옮기는 행운을 잡을 수 있다. 구단은 열성적인 응원과 춤 실력을 보여준 관중에게 피자, 음료수, 점프볼, 유니폼 등의 선물을 주고, 경기를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좌석까지 제공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 같은 이벤트는 삼성이 적극적으로 시행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은 3점슛의 주인공을 맞히는 관중에게 푸짐한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일명 '3ㆍ6ㆍ9 3점 포인트 샷 이벤트'다. 팬들은 경기 당일 3, 6, 9번째 3점슛을 성공시킨 선수를 맞추면 영화 관람권 2매(3번째),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2매(6번째) 갤럭시 노트2(9번째) 등을 받을 수 있다.

삼성 '3·6·9 3점 포인트 샷 이벤트'
삼성 관계자는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잇달아 3점슛이 터졌을 때 유독 큰 환호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3점 포인트 샷 이벤트 영향이 큰 것 같다"면서 "안타깝게 아직 갤럭시 노트의 주인공은 나오지 않았다. 조만간 주인공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삼성은 '블루 레이디데이'로 지정된 날엔 선수들이 여성 관중에게 직접 장미꽃을 선물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치어리더인 썬더걸스가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 또 팬들의 사연을 받아 프로포즈 이벤트도 진행한다. 나머지 구단들 역시 수년째 다양한 이벤트로 팬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볼거리ㆍ먹거리의 비밀

농구장의 또 다른 매력은 먹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구단은 작전 타임 때나 쿼터 타임, 하프 타임 때 치킨과 피자, 도너츠 등을 제공한다. 치어리더의 율동을 열성적으로 따라 한 팬들, 특정 선수나 구단의 응원 문구가 담긴 피켓을 만들어 온 관중 등이 대상이다. 그런데 여기에 비밀 한 가지가 숨겨져 있다.

대다수 구단들은 보통 전반전까지 모든 먹거리를 나눠주고 후반전에는 오로지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프로농구 특성상 승부는 주로 후반전에 갈리기 때문에 푸짐한 먹거리를 전반전에 제공해 관중의 기분을 '업'시키고, 후반전에는 열성적인 응원을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1쿼터와 3쿼터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팀 색깔과 깊은 관련이 있다.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으로 대표되는 전자랜드는 유독 4쿼터에 많은 역전을 한다. 전반까지는 10점 차 이상 뒤지다가 후반 막판 승부를 뒤집는 경기를 많이 볼 수 있다. 결국 3쿼터에 먹거리를 제공해 다시 한 번 관중의 기분을 '업'시키고, 4쿼터 폭발적인 응원을 유도하는 게 전자랜드의 전략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다른 구단들은 대체적으로 전반전에 모든 먹거리를 나눠준다. 하지만 우리 팀은 좀 다른 케이스"라며 "이외에도 몇 년 전만 해도 하프 타임 때 신인 가수들을 불렀는데 관중 호응이 예상 보다 적어 이제는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단들의 마케팅이 팬 중심적으로 변화는 추세"라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