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만 자비로운 코트 악동 '월드 피스'NBA 디트로이트전서 경기 중 브랜든 얼굴 가격… 1경기 출전 정지 징계"전세계 청소년에 평화를" 2011년 이름 개명 불구 지난해도 폭력 행사로 중징계당하는 등 비매너 플레이 여전 눈살

미국프로농구(NBA) 현역 최고의 말썽꾼 메타 월드 피스(34ㆍLA 레이커스)가 또 한번 악명을 확인시켰다. 이름을 바꿨지만 거친 매너와 불 같은 성질은 여전하다.

메타 월드 피스의 본명은 론 아테스트다. 2011년 9월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그의 이름에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성(姓)인 월드 피스(World Peace)는 문자 그대로 세계 평화를 뜻한다. 이름인 메타(Metta)는 불교에서 자비를 뜻하는 용어다. 그는 "전세계 청소년들에게 평화를 전파하고 싶다"고 이름을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이름 만으로는 '생불'에 가까운 성인이어야 한다. 그러나 월드 피스는 애석하게도 이름만 바꿨을 뿐 망나니 근성까지 버리지 못했다. '자비'를 뜻하는 이름으로 바꿨지만 여전히 무자비한 파울을 서슴지 않는다.

월드 피스는 '사고뭉치'로 유명하다. 코트 안팎을 가리지 않고 돌출 행동을 일삼아왔다.

그는 지난 4일 다시 한번 사고를 쳤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2012~13 NBA 정규 시즌 홈 경기에서 브랜든 나이트와 몸 싸움을 벌이던 중 얼굴에 어퍼컷을 날렸다. 심판의 눈을 속이기 위해 브랜든 나이트의 목을 팔로 교묘히 끌어 안은 다음 주먹으로 턱을 강타했다.

월드 피스는 경기 당시에는 플래그런트 파울을 선언 당하는 데 그쳤지만 결국 폭력을 행사한 혐의가 인정돼 1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월드 피스는 지난해 4월에도 상대 선수에 폭력을 휘둘러 7경기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당했다. 월드 피스는 당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경기에서 덩크슛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다가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키츠)과 몸이 부딪히자 팔꿈치를 휘둘렀다. 월드 피스의 팔꿈치에 후두부를 강타 당한 하든은 코트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월드 피스는 즉각 퇴장 당했다. 하든은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NBA는 월드 피스의 파울을 고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7경기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월드 피스는 '고의적인 가격이 아니었다'고 우기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믿어줄 사람은 없었다.

월드 피스는 수준급의 경기력을 지녔다. 특히 강력한 수비로 유명하다. 2003~04 시즌 NBA 수비상을 받았을 정도다. 새크라멘토 킹스에서 활약하던 2007~08 시즌에는 경기당 20.5점을 기록하는 등 만만찮은 득점력도 갖췄다. NBA 통산 성적은 경기당 14.2점, 3.7 리바운드, 3.0 어시스트다.

그러나 그는 경기력보다는 패악질로 더 명성을 떨쳤다.

199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6순위로 시카고 불스에 입단한 월드 피스는 2002년 인디애나 페이서스로 트레이드됐고, 2003~04 시즌 잠재력을 꽃 피우기 시작했다. 월드 피스는 정규 시즌 73경기에서 18.3점, 5.7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모두 프로 데뷔 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무대를 밟는 영예도 누렸다.

그러나 관중석에 난입해 주먹을 휘두르는 사상 초유의 망나니 짓으로 2004~05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려 버렸다. 2004년 11월 디트로이트와의 정규 시즌 원정 경기 종료 직전 월드 피스는 벤 월러스와 몸싸움을 벌인 후 벤치로 물러났다. 관중석에서 월드 피스를 향해 음료수 컵이 날아들었고 분을 참지 못한 그가 관중석으로 뛰어 들었다. 스티븐 잭슨, 저메인 오닐 등 당시 인디애나 동료들이 여기 가세하며 사상 최악의 난장판이 펼쳐졌다.

월드 피스는 무기한 출전 정지를 당했고,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총 86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NBA 역사상 최장기간 출전 정지 기록으로 향후에도 깨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봉 손실만 해도 500만달러에 달했다.

이후 월드 피스는 인디애나를 떠나 새크라멘토와 휴스턴을 거치며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기르던 개를 굶겨 동물 학대 혐의로 논란을 일으켰고 새크라멘토 시절인 2007년 3월에는 가정 폭력 혐의로 구속 수감돼 10일간 철창 신세를 지기도 했다.

2009년 레이커스로 이적한 후 성실한 플레이를 펼치며 2009~10 시즌 우승에 공헌, '사람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지만 '악동 기질'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김정민기자 goavs@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