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종 기수 1800승 대기록 달성현재 페이스 유지하면 3년후엔 '꿈의 2000승' 가능"후배들 치고 올라오는 건 당연 하지만 아직 기수생활 하는 데 체력적 문제는 없다"

박태종 기수
'경마 대통령' 가 한국 경마 역사상 처음으로 통산 1,800승을 달성하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박 기수는 지난달 27일 서울경마공원 10경주(2,000m)에서 '에이스갤로퍼'에 기승해 빠른 출발로 시종일관 경주를 주도했다. 이어 막판 결승 주로에서는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개인 통산 1,800승을 거뒀다.

1,800승은 한국 경마 역사상 초유의 기록이다. 1987년 4월1일 13기 기수로 데뷔한 박 기수는 2011년 9월 1,700승을 달성한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100승을 추가해 경마 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 동안 출전 경주만 1만1,581번이고 우승 1,800회, 2위 1,644회를 기록하며 승률 15.5%, 복승률 29.7%를 마크 중이다.

박 기수는 1,800승을 달성한 직후 "순조롭게 출발대를 나와 의외로 쉽게 경주를 풀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막판에 추진력이 떨어지면서 어렵게 우승을 한 것 같다"며 "1,800승을 계기로 조금 더 분발해 팬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기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 동안 박 기수는 젊은 기수들의 약진에 밀리면서 고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최근 경마계의 판도가 문세영 기수를 비롯해 조인권, 서승운 등 뛰어난 기량을 갖춘 젊은 기수들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과천벌을 호령해온 박 기수에게 대적할 만한 '강적'이 줄지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박 기수는 "최근의 젊은 기수들은 기승술 뿐만 아니라 프로 선수로서의 마음가짐까지 갖춰 나무랄 데가 없다"며 "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건 당연하고 그래야 한국 경마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이제 나와의 싸움을 시작하는 단계다. 세월을 무시할 순 없어서 예전보다 더욱 철저한 자기 관리로 명예롭게 2,000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올해 47세로 한국 기수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박 기수는 전성기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다승 3위(70승)에 올랐을 만큼 존재감은 여전하다. 박 기수는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성실히 몸 관리를 하고 있다. 기수 생활을 하는데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며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기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꿈의 2,000승 기록은 언제 나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매년 평균 70승 이상의 승수를 올리고 있는 지금의 추세라면 앞으로 약 3년 후에는 2,000승이라는 또 다른 신기원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기수의 발자취에 따라 한국 경마 역사가 새롭게 세워지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