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회, 2012 경주마 능력 평가서울경마공원 '터프윈' 최고 평가… 부산의 프린스킹덤·당대불패 제쳐 줄중한 기량 인정 2년 연속 1위세계 랭킹 1위는 영국 프랑켈… 1800m 경주서 가상 대결하면 터프윈이 103m 차이로 참패

터프윈과 신우철 조교사
한국에서 가장 잘 달리는 경주마와 세계에서 가장 잘 달리는 경주마가 1,800m 경주에 함께 출전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한국마사회가 27일 '2012년 경주마 능력평가'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시즌 모든 경주를 비교ㆍ분석해 경주마의 능력을 서열화한 일종의 연말 성적표다. 이 자료는 시대별·지역별·국가별로 서로 다른 경주마들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척도로도 활용된다. 한국마사회는 '경주마 능력평가'를 통해 경주마 국내 랭킹 산정과 더불어 한국 최고 능력마와 세계 최상위권 말들의 성적을 간접적으로 비교 검증하는 작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국산마와 외산마를 통합해 분석한 결과, 2012년 최고의 한국 경주마는 서울경마공원의 '터프윈(6세, 미국, 거)'이었다. 137포인트를 얻어 부산경마공원의 '프린스킹덤(5세, 미국, 거)'과 '당대불패(6세, 국, 수)'를 2포인트 차로 제쳤다. 지난해 '터프윈'은 '당대불패'에 연거푸 패배하는 등 명성에 비해 부진한 모습도 보였지만 현저히 높았던 부담 중량과 출중한 기본 기량을 인정받아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렇다면 한국 최강마 '터프윈'과 세계 랭킹 1위 '프랑켈(5세, 영국, 수)'이 1,800m에서 가상 대결을 펼친다면 누가 이길까. '프랑켈'은 통산 14전 전승의 경이로운 기록을 남기고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했다. 20세기 가장 완벽한 경주마라는 찬사를 받는 전설적인 경주마다.

한국마사회는 '터프윈'이 103.2m의 차이로 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간상으로는 '프랑켈'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약 7.2초 후에나 '터프윈'이 결승선에 닿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산마 랭킹 1위이자 경주마 능력평가 공동 2위에 오른 당대불패의 사정도 비슷했다. '당대불패'는 지난해 대상경주 3연승에 대통령배(GⅠ) 3연패로 단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프랑켈'과 동일 거리에서 맞대결을 펼칠 경우 약 108m(약 7.5초) 차로 크게 뒤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나마 2012년 프랑스 개선문상대회 2위에 빛나는 일본 랭킹 1위(세계 랭킹 6위) '오르페브르'마저도 '프랑켈'에 31m 가까이 뒤쳐질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터프윈'과 '당대불패'에게는 작은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마 능력평가를 담당한 한국마사회 서울경마팀 윤성호 차장은 "아직까지는 세계 경마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평가는 한국 경주마의 전세계적인 위치를 점검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한국마사회는 세계 경마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한일 교류전, 국제 경마대회 유치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곧 경주마계의 '김연아'가 탄생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