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득 1억원 이상… 981명 활동서울공원 65% 재계인사… 수천만원 경주마 구입 등 든든한 경제력은 필수국산 경주마 생산 이끌며 외산마와 대등한 능력 키워

남승현 마주는 1993년 8월14일 개인 마주제 전환 이후 2012년 12월31일까지 63억8,477만 원(마주 몫 약 49억2,964만 원)의 상금을 기록, 최다 상금 소득 마주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수상이 되기보다 더비 우승마의 마주가 되고 싶다."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 엘리자베스 여왕, 미국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링컨.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역사를 움직인 걸출한 위인들이라는 점 외에 모두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개인 마주제가 시작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현재 서울과 부경, 제주의 3개 경마공원에서는 약 1,000여 명의 마주가 활동 중이다. 처음에는 마주의 개념 없이 경마 시행체에서 경주마를 일괄 소유했으나, 1993년부터 사회 저명인사들을 마주로 영입해 개인 마주제를 도입했다.

개인 마주제 시행 초기만 해도 경마 매출은 1조 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지금은 8조원대를 바라보고 있고, 경마 상금도 약 26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개인 마주제 도입과 함께 한국 경주마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20%도 안 되던 국내산 말의 자급률은 80%에 육박하고 있다.

경마는 '마주'라는 새로운 경마 계층의 탄생과 함께 감독, 기수, 마필 관리사 등 마필관계자와 더불어 경마의 본격적인 프로스포츠 시작을 알렸다. 마주들 역시 단순히 경주마를 통한 상금 획득이라는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봉사 활동이나 불우 청소년 장학금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위상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개인 마주제 전환 이후 20년 동안의 다양한 기록들을 정리해 봤다.

서울 476명·부경 339명

현재 국내의 마주는 총 981명이다. 서울경마공원 476명, 부산경남경마공원 339명, 제주경마공원(조랑말) 166명이다. 마주가 되려면 우선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경주마 구입비와 감독(조교사)에게 지불할 위탁 관리비(1마리 월 120만원)를 부담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2년 연속 연소득 1억원 이상, 재산세 150만원 이상 납부가 최소 자격이다.

서울경마공원 마주는 65%가 재계 인사다.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전 부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홍성열 마리오 회장 등이 대표적인 마주로 꼽힌다. 최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 길용우씨도 서울마주협회 소속의 마주로 활약 중이다.

20년간 63억 상금 최다

1993년 8월14일 개인 마주제 전환 이후 2012년 12월31일까지 남승현 마주가 63억8,477만원(마주 몫 약 49억2,964만원)의 상금을 기록, 최다 상금 소득 마주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수홍 마주가 48억5,999만원, 구자선 마주가 46억9,999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남승현 마주는 해외에서도 마주 활동을 했다. 2008년 본인과 큰아들, 손자 삼대의 이름을 따 'SYK Stable'이라는 마주명으로 싱가포르 마주로 등록했다. 그는 2008년 싱가폴 대상 경주 2개 대회를 석권, 한국마주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국산마 생산 원동력

마주의 영향으로 국내 경주마 생산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생산 초기인 1993년에는 102마리에 불과했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 2008년 이후 계속 1,300마리를 넘어서고 있다. 씨수말은 16마리에서 109마리로 93마리가 늘어났으며, 씨암말은 245마리에서 2,477마리로 약 10배 증가했다.

외산마와 어깨 나란히

그 동안 경주마의 능력도 상당히 향상됐다. 1994년 1,000m 경주 우승마의 평균 기록은 1분4초대였으나 최근에는 외산마가 1분1초대, 국산마는 1분2초대의 기록을 보이고 있다. 약 2~3초 가량 단축된 수치. 장거리인 2,000m의 경우 1993년 2분15초대에서 2012년에는 국산ㆍ외산 모두 2분12초대로 약 3초 단축됐다. 거리별 최고 기록을 보면 1,000m는 캐나다산'클레버스타'가 2007년 10월에 기록한 58초3이고, 2,000m의 경우 2009년 6월1일 미국산 '동반의강자'가 세운 2분4초9이다. 1,700m와 1,900m는 국산마'남촌파티'와'대슁챔프'가 외산마를 제치고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