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프로야구 '감독 대전'한화 김응용-KIA 선동열, 사제지간 대결 시선집중넥센 염경엽-LG 김기태, 광주일고 동기동창 '절친'김경문-김시진-이만수, 1958년 개띠라인도 주목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감독 대전(大戰)'이 시작됐다. 9개 구단 감독들이 지난달 25일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감독 대전(大戰)'이 시작됐다.

오랜만에 복귀한 감독, 유니폼을 바꿔 입은 감독, 초보 감독 등 '메뉴'도 다양하고, 얽히고 설킨 맞대결 구도도 흥미진진하다.

▲'사제 대결'과 '절친 대결'

최대 이슈는 9년 만에 현장에 돌아온 김응용 한화 감독과 선동열 KIA 감독의 만남이다.

지난 2일부터 대전에서 시즌 첫 3연전을 벌인 두 감독의 인연은 깊다. 김 감독과 선 감독은 해태와 삼성을 거치며 감독과 선수, 감독과 코치, 사장과 감독 관계로 오랜 세월을 함께 한 각별한 사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연합뉴스
각자 다른 팀의 사령탑으로 만나는 첫 시즌. 하지만 두 팀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김주찬을 영입하며 최고의 화력을 보유한 KIA는 우승 후보, 류현진을 잃은 한화는 최약체로 꼽힌다.

염경엽 넥센 감독과 김기태 LG 감독은 동지에서 적으로 만났다. 둘은 광주일고 동기동창생이다.'절친'이다. 2011년 염 감독과 김 감독은 각각 LG의 수석코치와 수비코치로 고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한솥밥을 먹었다.

염 감독은 야구 명문인 광주일고와 고려대를 거쳤지만 비주류였다. 은퇴 이후엔 매니저로서 구단의 궂은 일부터 배웠고, 운영팀장과 코치를 거쳤다. 반면 김 감독은 광주일고와 인하대, 쌍방울을 거치는 동안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간판 타자로 활약했다.

막내로 프로야구에 합류한 김경문 감독은 '초보'지만 두산에서 검증 받은'타짜'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고교와 대학은 김시진 감독이 1년 선배지만 이만수 SK 감독까지 3명은 1958년 개띠 동갑내기.

김경문 감독과 이 감독이 사령탑으로 맞대결을 벌이는 건 처음이다. 2011년 김 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놓은 뒤 이 감독이 SK 감독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과 김시진 감독은 '경남 라이벌'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LG 김기태 감독
▲영ㆍ호남 벤치 라이벌전

9개 구단 감독 중 7명이 영남과 호남을 양분하고 있고, 삼성이나 해태에 몸 담은 경력이 있다. 해태는 KIA를 포함해 통산 최다인 10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삼성은 2000년대 들어 다섯 번 우승한 프로야구의 '양 강'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과 김진욱 두산 감독, 김시진 감독, 이만수 감독은 TK(대구ㆍ경북) 출신이다. 반면 선 감독과 김기태 감독, 염 감독은 광주일고 동문인 호남 출신.

류 감독은 포항에서 야구를 시작해 삼덕초-대구중-경북고를 거쳐 프로에서도 삼성에서만 몸 담은 '순혈'삼성맨이다. 김시진 감독은 포항중과 대구상고(현 상원고)를 나왔다. 이 감독은 강원도에서 태어났지만 중앙초-대구중-대구상고에서 야구를 했다. 김진욱 감독은 경북 영천 출신이지만 춘천중-천안북일고를 거쳐 동아대를 졸업했다.

삼성과 해태 출신 감독이 벌이는 영ㆍ호남 라이벌전은 흥미롭다. 류 감독과 선 감독이 지난해 삼성과 해태의 자존심을 건 라이벌전을 벌였다면 올 시즌엔 김응용 감독과 김시진 감독이 가세했다. 이 감독까지 1980년대와 1990년대 프로야구를 양분했던 삼성과 해태의 치열했던 싸움이 벤치로 옮겨진 모양새다.



성환희기자 hhsu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