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켄터키 더비 챔피언, 두바이 월드컵에서 1000만 달러 우승 상금

‘귀한 말’이 대박을 불러온다.

2011년 켄터키 더비 챔피언 ‘애니멀 킹덤’이 인공 주로에서 열리는 두바이 월드컵에선 미국의 경주마가 우승할 수 없다는 속설을 깼다.

지난 30일 메이단 경마장에서 열린 두바이 월드컵(제9경주, 인공 주로, 2000m)에서 ‘애니멀 킹덤(Animal Kingdom)’이 지난해 부상 시련을 딛고 감격스런 우승을 일궈냈다. 경주 기록은 2분 3초 22.

미국은 전통적인 경마 강국이다. 두바이 월드컵에서도 8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0년 두바이 월드컵의 개최 장소를 메이단으로 옮긴 뒤 더트 주로에서 인공 주로로 바뀌자 단 한 번도 3위 안에 입상하지 못했다.

‘애니멀 킹덤’이 미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날 초반 선행에 나선 미국산 암말 챔피언 ‘로얄 델타(Royal Delta)’의 뒤를 따르며 선두권에서 페이스를 유지하던 ‘애니멀 킹덤’은 결승선을 400m를 남기고, 특유의 탄력 있는 걸음으로 2위를 차지한 ‘레드 카도(Red Cadeaux)'를 따돌리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루 밤 사이에 우승 상금 600백만 달러를 추가한 ‘애니멀 킹덤’의 누적상금은 약 839만 9884달러. 이번 경주 우승으로 ‘애니멀 킹덤’은 총 11전 5승, 준우승 5회를 기록했다.

2011년 켄터키 더비 우승의 주역인 ‘애니멀 킹덤’은 2011년 이클립스 어워즈(Eclipse Awards)에서 3세 수말 부문 챔피언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이후 부상에 시달리며 2012년에는 무려 250여일 동안 재활에만 매달렸다. 부상 후유증으로 2012년 두바이 월드컵 출전마저 포기해야 했던 ‘애니멀킹덤’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바이 월드컵만을 위해 훈련한 끝에 1년 만에 다시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애니멀 킹덤’의 감독 그레이엄 모션(Graham Motion)은 “‘애니멀킹덤’이 1년 전 심각한 부상에 시달릴 당시, 마주 중 한 사람이 ‘그럼 2013년 두바이 월드컵을 준비하자’고 했을 때 나는 사실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번 경주는 내게 켄터키 더비 우승의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몬테로소(Monterosso)’는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으며, 우승 기대를 모았던 ‘로얄 델타(Royal Delta)’는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10위에 머물렀다. 또 다른 우승 후보였던 두바이 국왕의 마주법인 ‘고돌핀(Godolphin)' 소속의 ‘헌터스 라이트(Hunter's Light)’는 7위에 그쳤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