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엔 '켄터키 더비' … 한국엔 '경부선 더비'과천서 16회 코리안 더비 열려총상금 28억원 걸린 '삼관 경주'의 두 번째 관문지난달 KRA컵 우승마 '스팅레이'에 관심 쏠려

제139회 켄터기 더비에서 올브가 경쟁자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KRA 제공
스포츠는 맞수가 있어야 재미있다. 강한 라이벌 의식으로 물러서지 않는 팽팽한 승부를 이어갈 때 팬들은 환호한다. 이른바 '더비 매치'(Derby Match)다.

더비는 스포츠에서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라이벌 경기를 뜻한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흥미 만점의 더비는 스페인의 앙숙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클라시코 더비', 이탈리아 축구의 쌍벽 AC밀란과 인터밀란의 '밀라노 더비' 등이 있다. 야구에선 '시리즈'라 부른다. 뉴욕 양키즈와 뉴욕 메츠의 '지하철 시리즈'가 유명하다.

경마에선 세계 최고의 말들이 미국에서 맞대결하는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가 언제나 최고의 화제다. 올해도 지난 4일(미국시간) 켄터키주 루이빌의 처칠 다운스 경마장에서 세계 경마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열전이 펼쳐졌다. 결국 올해는 세살짜리 수말'올브(Orb)'가 더비 왕좌에 올랐다.

1875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139번째 해를 맞은 켄터키 더비는 총 상금만 200만 달러(한화 약 21억7,500여만원)에다 우승 상금만 자그만치 142만 달러(약 15억4,400여만원)이다. 특히 올해는 KFC, 피자헛 등 세계 최대의 유통 기업들이 스폰서를 나섰고, NBC에서 14시간 30분 동안 생중계를 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도 뜨거운 '더비'가 있다. 오는 19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리는 제16회 코리안 더비가 바로 그것이다. 서울과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최고 경주마들이 출전해 '경부선 더비'로 불리기도 한다.

코리안 더비는 총 상금 28억 원이 걸린 '삼관 경주(Triple Crown)'의 두 번째 관문이기도 하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 열리는 KRA컵 마일을 우승하고, 코리안 더비와 농림축산부장관배까지 우승하면 경주마 최고의 영예인 '삼관마'가 된다.

지금까지 '삼관마'에 오른 경주마는 2007년의 제이에스 홀드가 유일하다. 올해 코리안 더비는 지난달 KRA컵마일에서 우승한 '스팅레이'에게 관심이 쏠린다. 가장 유력한 '삼관마' 후보이기 때문이다.

코리안 더비는 지역의 스타 경주마들이 대표성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는 만큼 어느 대상 경주보다 열기가 뜨겁다.

'더비'라는 말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한 경마 대회에서 유래했다. 이젠 전세계적으로 많은 더비가 생겼다. 켄터키 더비 외에도 호주 더비, 프렌치 더비, 독일 더비, 홍콩 더비, 이탈리안 더비, 아이리쉬 더비, 뉴질랜드 더비, 싱가포르 더비, 일본 더비 등 많은 더비들이 있다. 홍콩 더비와 싱가포르 더비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더비는 세살짜리 말만 출전하기 때문에 각국의 더비는 '최고의 3세마'를 뽑는 대회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인은 일생에 한 번 꼭 보아야 할 스포츠 게임으로 슈퍼볼, 월드시리즈, 켄터키더비를 꼽는다.

코리안 더비를 보면 한국 경마의 참 맛을 알게 된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