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세대교체 중4개 스포츠 채널 박재홍·양준혁·조용준 등 젊은피 대거 영입경기상황 콕콕 짚어주는 전문적 해설 시청률 높아선수 뒷이야기는 덤

왼쪽부터 박재홍·허구연·조용준
프로야구는 직접 관전하는 재미도 있지만 해설가의 입담을 곁들여 보면 한층 재미가 더해진다. 프로야구 중계 시청률의 7할은 해설가에게 달려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맛깔 나는 경기 중계에 박학다식한 해설은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 이상의 재미를 준다.

본격적인 프로야구 중계 해설가 1세대 격인 MBC의 허구연, KBS의 하일성 두 해설위원은한 때 지상파에서 존재감이 막강하다.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야구 해설계에 젊은 물결이 유입되고 있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들이 활기를 띠고 류현진, 추신수의 메이저그 리그 중계까지 가세하면서 야구 해설가들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 매일 매일 경기를 생중계하고, 리뷰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1~2명의 해설가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프로야구를 중계하는 MBC스포츠플러스, SBS ESPN, KBSN 스포츠, XTM은 경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해설가들을 영입해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마이크를 잡고 있는 전문 해설가는 총 21명이다.

야구 중계에 적극적인 스포츠 채널 중 MBC 스포츠플러스는 허구연 위원을 비롯해 양상문, 한만정, 박동희, , 박재홍, 조용준 등 가장 많은 7명의 해설가가 포진해있다. KBSN 스포츠는 하일성, 이용철, 이병훈 해설위원들이 맡고 있다. SBS ESPN은 , 이광권, 안경현, 김정준, 김재현 위원이 마이크를 잡고 있다. XTM은 이효봉, 민훈기, , 이숭용 체제로 꾸려져 있다.

손혁
이들 해설위원들의 특징은 전직 프로야구 출신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올해 첫 해설위원에 데뷔한 MBC스포츠플러스의 박재홍 위원의 경우 오는 18일 문학구장에서 은퇴식을 앞둔 '햇병아리' 해설위원이다. 박재홍 위원을 비롯해 , , , 안경현, 이숭용, 김정준, 조용준, 김재현 등은 선수에서 해설가로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살고 있다.

방송 채널들은 선수 출신 해설가들의 영입에 적극적이다. 갓 은퇴한 젊은 해설가들을 영입하는 이유는 20~30대 젊은 층, 특히 여성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일종의 '스타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스타 선수 출신 해설가들은 시청률 유입 효과가 크다. 또 전문적인 시각 외에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의 뒷 담화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기고 있다. MBC스포츠플러스의 관계자는 "은퇴 선수 중 프로 선수로 뛰었고, 현역시절 성적이 좋았다면 일단 해설가 영입 명단에 오른다. 입담까지 좋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MBC스포츠플러스의 박재홍, 조용준 위원은 해설가로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MBC스포츠플러스는 올해부터 3인 해설 체제로 중계를 하고 있다. 두 명의 해설가와 함께 중계를 맡을 경우에는 투타의 상황을 고루 설명해 주는 장점이 높이 평가 받고 있다.

MBC스포츠플러스에 따르면 이들의 효과는 시청률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달 한달 동안 프로야구 중계 평균 시청률은 1.455%(AGB닐슨 미디어리서치 기준)로 경쟁 채널인 KBS N 스포츠, SBS ESPN, XTM을 제쳤다.

마해영
젊은 해설가들은 저마다 색깔이 다르다. MBC스포츠플러스 박재홍 위원의 경우 깊이 있는 해설로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직 적응기임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상황을 풀어가는 모습이 안정적이다. 타자 뿐 아니라 전반적인 야구 상황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짚어주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신인답지 않게 조리 있는 말솜씨도 뛰어나다. 박재홍 위원은 "해설의 베스트를 3할로 본다면 나는 2할5푼 정도를 한 듯하다. 매 경기 중계마다 진정성 있는 해설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용준 위원은 조근조근 상황을 짚어내는 센스가 탁월하다. 현역 시절 경험을 최대한 살려 투수에 대해 설명하고, 함께 진행하는 아나운서, 해설위원과 무리 없이 중계를 이끌어 가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다. 조 위원은 "아직 서툰 점이 많다. 팀이나 선수가 잘하거나 못하거나 중립적인 시각을 가지는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BS ESPN의 김재현 위원은 차분한 진행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준수한 외모에 목소리가 좋아 친근함이 장점이다. 타자 출신답게 타석에 선 타자의 심리 상태를 짚어주는 등 섬세함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같은 채널의 김정준 위원도 주목 받고 있다. 1992년 LG에서 짧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일찌감치 아버지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밑에서 전력 분석가로 변신한 이력이 있다. 지난해 해설가로 데뷔해 적응을 마친 김 위원은 폭넓은 야구 이론을 곁들여 설명하는 '데이터 해설가'로 인기가 높다.

XTM의 이숭용 위원은 준비하는 해설가로 유명하다. 상황에 대한 인과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 시청자들에게 이해가 쉽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중계 때마다 조리 있게 전달해 후발 방송사의 이름값을 올리는데 한몫을 했다는 내부 평가다.

양준혁
위원은 공부하는 해설가로 불린다. 마 위원은 2009년부터 마이크를 잡은 뒤 5년째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안정감 있게 해설이 장점이다. 다른 해설가들과 달리 냉철한 지적을 하기로도 유명하다.



이현아기자 lalala@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