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공원서 '코리언 더비'김재섭 감독 "자신과 싸움 될 것" 우승 자신감 피력원정 부담 등 변수도 만만찮아서울 소속 '브리그' '타이탄' '다크호스'로 주목

스팅레이와 함께 KRA컵 마일 대상경주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김동영 기수가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적수가 없다. '스팅레이' 스스로의 싸움이 될 것이다."

올해 삼관 레이스 두 번째 관문인 코리안 더비(GI)를 앞두고 김재섭 감독이 자신 있게 전망했다.

과연 19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제9경주(국1, 1,800m, 별정Ⅲ)로 로 열리는 코리안 더비에서 '스팅레이'가 우승할 수 있을까.

'스팅레이'는 이미 첫 관문인 KRA컵 마일(GII)을 무난히 통과했다. 삼관왕이 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 바로 코리안 더비이기에 더욱 팬들의 관심이 쏠려있다.

일반적으로 큰 경주를 앞두고 해당 감독이나 관리사들은 경마의 불확실성 때문에 말을 아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팅레이'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김재섭 감독의 답변은 거침없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스팅레이'는 KRA컵 이후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3주간 놀이 운동과 간단한 워킹 등으로 회복 훈련에 주력했다. 이어 4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주로 훈련에 들어가 현재까지 꾸준히 몸 만들기를 하고 있다. 새벽 훈련은 소속조 조교보의 철저한 관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스팅레이'는 지난 13일 부산에서 서울로 입성해 현재 컨디션 조절 중이다.

경마 전문가들은 대부분 '스팅레이'를 코리안 더비 우승에 가장 근접한 말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몇 가지 변수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첫째 변수는 '원정 부담'이다. 서울과 부경을 오가며 치러야 하는 삼관 레이스의 특성상 홈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말들이 유리하다. 원정 경주마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채식 상태가 불규칙해진다는 것이다. 500kg을 넘나드는 경주마들이지만 극도로 예민해 적응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스팅레이' 역시 원정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김재섭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보통 기량이 출중한 말들은 성격이 괴팍하다. 그러나 이 말은 성격이 너무 온순한 편"라며 "성격이 차분하고 온순하니까 스트레스도 덜 받고, 먹성이 좋아 컨디션 조절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변수는 '3세마 경주'라는 것이다. 3세마들의 경주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성적 만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경주마들의 근육과 골격이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3세마 경주에선 이변이 속출한다. 한 경주 전문가는 "3세마들의 훈련을 꾸준히 관찰하고 있는데, 대부분 기량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3세 초반에 능력 신장이 두드러진 경우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KRA컵 마일(GII) 이후 약 한 달 동안 어떤 말의 기량이 더 좋아졌는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능력 신장 면에서 '스팅레이'도 마찬가지지만 '스팅레이'를 능가하는 성장세를 보이는 말이 있다면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 변수는 서울경마공원의 '경주로 구조'다. 서울경마공원은 부경경마공원과 비교할 때 결승선 직선 주로가 약 50m가량 짧다. 따라서 보통 추입 승부를 즐기는 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스팅레이'에겐 낯선 경주로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재섭 감독은 주로가 짧은 부분은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많은 분들이 그 부분을 묻는다. '스팅레이'의 주행 습성을 굳이 구분하자면 자유마에 가까운 추입마로 볼 수 있다"면서 "어떤 경주 전개라도 능숙하게 경주를 풀어갈 수 있으며, 직선 주로에 접어든 직후 힘을 쓰는 능력이 탁월해 50m 가 짧은 것을 크게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KRA컵 마일에서 워낙 낙승을 거둬 많은 분들의 기대가 커 부담이지만 꾸준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마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도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2차 출마 등록를 끝낸 결과 부경에서는 '스팅레이'를 포함해 총 7마리가 출전 의사를 밝혔고, 서울에서는 10마리가 등록햇다. 이 가운데 순위에서 밀리는 서울경주마 1마리를 제외하고 코리안 더비에서는 총 16마리의 경주마들이 각축을 벌인다.

올해 코리안 더비는 '스팅레이'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인정받는 가운데 서울의 '브리그'(수, 22조 안병기 감독)와 '타이탄'(수, 14조 이신영 감독)이 '다크호스'로 평가되고 있다.

'브리그'는 지난해 3월 국산마 경매에서 1억6,000만원에 낙찰된 기대주다. 경주 스타일은 주로 선입을 즐긴다. 오픈 경주에서 연거푸 부경에게 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서울경마공원의 대표적인 3세 경주마다. 서울의 또 다른 기대주 '타이탄'도 주목해 볼만한 경쟁자다. 아직 장거리 경주에서의 우승 기록은 없지만 기본적인 전력이 탄탄하고 눈에 띄는 능력 신장세를 보여 주목받고 있는 말이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