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석 2일 마카오 출국이르면 9월 경주 출전"조국 명예 드높이겠다"

에이스 갤러퍼와 서범석 조교사. KRA 제공
한국 경마 사상 첫 해외 진출 조교사가 탄생했다.

KRA한국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해온 서범석(48) 조교사가 마카오 자키 클럽으로부터 조교사 면허를 받고, 7월부터 마카오 타이파(Taipa) 경마장에서 활동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해외에 지출한 한국의 마필 관계자로는 서울경마공원의 남승현 마주가 싱가포르 마주 자격으로 2009년 'MRA CUP 대상경주'에서 우승했고 장추열, 서승운 기수가 단기 면허로 미국 경마에 출전해 우승을 일궈낸 정도였다. 조교사의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카오는 세계 경마 국가 분류에서 파트2에 속해 파트3에 속한 한국보다 경마 시행 수준이 높은 편이다.

마카오의 경마 산업은 영국 무역업자들에 의해 동양 최초로 시작됐고, 인구가 55만 명에 불과한 탓에 마권 매출의 상당 부분을 홍콩 등 주변국에 위성 중계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마카오 경마는 수준 높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유능한 지도자와 스타 기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조교사는 아시아 최고 상금을 자랑하는 홍콩 경마로의 진출도 가능하다.

지난 2일 마카오에서의 활동을 위해 출국한 서범석 조교사는 현재 국내 마주 6명(김도욱, 박남성, 서순배, 정영식, 정형철, 최상배 마주)과 홍콩, 필리핀 등 현지 마주 2명과 경주마 위탁 관리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들로부터 총 18 마리의 경주마를 위탁 받은 서범석 조교사는 경주마에 대한 검역과 등록 업무를 시작으로 관리사와 소속 기수 등 소속 마필 관계자들을 갖추고 7월 중순 타이파(Taipa) 경마장에 있는 마방에 입사해 이르면 9월 초부터 경주에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범석 조교사는 기수 시절부터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는 등 남들보다 한발 앞선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국제적 활동을 해왔다. 자비로 호주 유학을 강행해 호주에서 관리사 생활부터 하면서 1994년에는 뉴질랜드, 1995년에는 호주에서 기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기술과 노하우를 한국 경마에 접목해 4번의 대상 경주 우승과 '에이스 갤러퍼', '선 히어로' 등 뛰어난 명마를 길러 내기도 했다.

특히 서범석 조교사는 학구열이 대단하다. 올해 5월에는 중앙대 대학원 체육학과에서 '재활 승마 참여 장애 아동의 내적 동기와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의 변화'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해 박사 학위를 받았을 정도다.

서범석 조교사는 "외국 마주들에게 한국산 경주마의 혈통과 뛰어난 기량을 소개하고 관리사는 물론이고 기수도 한국인을 데뷔시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조국의 명예를 드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 경마를 대표해 마카오를 거쳐 아시아 최고의 경마 시행국인 홍콩 경마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내 인생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을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부에선 서범석 조교사가 한국과 해외에서 병행하여 활동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한 곳에 집중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범석 조교사는 마카오가 서울과 부경경마공원을 오가는 시간 정도에 불과하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에 병행 활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