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화전 'The Faceless Faces'

소유하는 모든 것들은 자아를 구성한다

자아정체성과 동시대성을 탐구해온 김국화 작가의 전시가 트렁크갤러리에서 이달 27일까지열린다. 'The Faceless Faces'라는 전시 타이틀이 상징하듯 작가는 오늘날 우리시대 젊은이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작업의'화두'에 다가간다.

작가는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자아'로 이것은 혼자 성립하지 않고 자기가 걸어온 경위, 즉 세로 축인 '시간'이 더해짐으로써 자아가 형성된다고 본다.

다른 하나는 '타자'. 타자와 자신의 존재는 '관계'로 가로축으로 완성해 간다고 여긴다. 인간은 타자의 시선을 통해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이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시간의 축적물들이 쌓여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면서 소유하고 있는 것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얼굴이며 그 얼굴을 대체하는 것이 소유품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유하는 모든 것들을 얼굴에 축적시켜보았다

이 낮선 모습들이 '나'라고 말 할 수 있는 한 존재를 살필 수 있지 않을까, 작가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동시대 젊은이들이 과연 자아를 어떻게 드러내는지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인물을 섭외하고 그들 자신이 입고 있는 옷, 매일 가지고 다니는 물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을 자신에게 감싸게 하여 사진으로 완성시켰다.

이 작업을 통해 타자의 시선이라는 껍질로, 시간이라는 껍질로, 사진이라는 껍질로 보여 지는 텅 빈 자아의 모습을 보았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번 전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나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혹은 '나는 누구인가'되돌아보는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