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문고 50주년 기념 '한국 민족 신앙의 원형'전
지난 3월 5일 전시의 총론에 해당하는 '눈으로 보는 단군오천년'전을 시작으로 4월 '아나로그에서 디지털세계를 연 한국 고활자의 세계', 5월 '민족의 꿈과 창의의 샘 한국 문학작품 산책', 6월 '민족교육의 성전 한국 교과서의 역사(Ⅰ)', 7월 '문서와 글씨의 한마당: 고문서, 탁본, 서첩, 글씨' 전시가 열렸다.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이번 전시는 우리 민족 고유의 신앙을 주제로 하였다. 우리나라는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지만 이들 종교는 외부에서 전래되어온 외래 종교이다. 이런 종교들이 전파되기 전, 이 땅에 우리 선조들이 살기 시작한 아득한 옛날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 숨쉬어 왔던 우리 고유의 종교의 모습은 현재 남아 있는 무속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 무속은 우리 민족 신앙의 원형일 뿐만 아니라 외래 종교가 들어온 이후에도 민간 신앙의 밑바탕에 자리잡아 오늘날까지도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이번 전시에는 그 동안 모은 소장품을 엄선해 무속과 점술, 그리고 관련 자료인 도교서, 풍수지리서, 천문서(天文書), 역서(曆書), 역학서(易學書)를 선보인다. 민화풍의 대형 무신도와 무당이 입던 무복(巫服)과 무구(巫具) 등이 전시되며, 특히 해학이 넘치는 민화풍 채색그림의 점술책 당사주(唐四柱)는 70 여 책이나 출품됐다.
이중 무신도(巫神圖)는 무속에서 섬기는 신을 그린 그림으로 고려시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의 노무편(老巫篇)에 언급될 만큼 무신도의 역사는 깊고 오래됐다. 무신도는 종교ㆍ신화ㆍ역사ㆍ예술을 용해시킨 예술작품으로, 불교ㆍ도교ㆍ신화ㆍ예술ㆍ무속의 문화사적인 융합을 파악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자료이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