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모낭염 '위험'

남성들은 결혼하기 전 공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학교나 회사를 다니면서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방을 함께 쓴다. 공동생활을 하는 남성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 '칫솔을 같이 써도 면도기는 같이 쓰지 마라.'

입안에 상처가 없다면 칫솔로 인해 질병이 감염되지 않지만 상처가 나기 쉬운 면도기는 감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면도기는 날이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위생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또 혈액으로 전파되는 C형 간염이나 모낭염과 같은 질환을 옮기는 도구가 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을이나 겨울에 주로 전염되는 C형 간염은 입으로 옮겨지지 않는 비경구적 간염으로 분류된다. 과거에는 수혈이 주된 감염경로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성 접촉, 위생용품 등을 위한 전염이 이뤄지고 있다. 위생용품 중에서도 면도기는 같이 쓰면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전염될 수 있으므로 룸메이트나 가족과 같이 쓰고 있다면 잘못된 습관을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 부득이하게 같이 사용해야 한다면 소독 후 사용하도록 한다.

매일 면도기 사용이 필요한 남성이라면 피부 트러블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 트러블의 원인으로 꼽히는 모낭염은 모낭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가리킨다. 문제는 대부분 남성들이 이를 여드름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 하지만 모낭염은 2차 감염이나 색소 침착과 같은 또 다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모낭염은 면도를 하면서도 피부가 긁히거나 상처가 난 틈을 노려 세균이 모공에 침투해 발생한다. 세균이 침입한 부위가 가렵고 부어 오르는데 악화돼 세균이 혈액으로 들어가 번식하면 패혈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감기 예방을 위해 손 씻기가 중요하듯 남성 모낭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생적인 면도기 사용이 중요하다. 면도를 하기 전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은 다음 면도 후에는 면도기를 흐르는 물에 잘 세척해 건조한 곳에 보관해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한다. 세척이 편리한 오픈 카트리지 구조의 면도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면도날 교체주기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면도날을 다 닳을 때까지 사용하는 남성이 많은데 면도날은 2주에 한번 교체하는 게 좋다. 면도를 하기 전 따뜻한 물로 수염을 부드럽게 해 수염의 결을 따라 부드럽게 면도를 해야 피부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박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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