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규성의 대중문화산책

가을 뮤직 페스티발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여름과 가을 페스티발의 차이는 계절의 온도만큼이나 음악 장르에서부터 확연하게 차별된다. 여름 록페스티벌은 록이 대세였고 10여개의 가을 뮤직 페스티발들은 재즈와 가요, 힙합, 일렉트로뮤직, 클래식, 크로스오버 등 실로 다양한 장르 음악으로 구성됐다.

2013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경기도 가평 자라섬

올 가을 페스티발의 스타트는 10주년을 맞은 전통의 강호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끊었다. 올해에는 총 61개 팀 3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고 1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를 초월하는 무려 27만 명의 관객이 찾았다. 지난 10년간 총 누적 관객 수는 145만명.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재즈를 테마로 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관객기록이다. 10주년을 맞아 중요 무대 4개가 읍사무소와 가평역 옛 역사 앞까지 확장되어 읍내의 카페와 라이브 클럽에서 진행된 미드나잇 재즈 카페공연도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제 8회 대한민국라이브뮤직페스티벌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해외 유명 뮤지션이 주축인 기존 페스티벌과는 달리 국내 인디뮤지션 중심으로 구성된 토종 페스티발이다.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에서 'Beyond Music'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장르를 초월한 라이브형 가수들이 대거 출연했다. 록밴드 '악퉁', '마리서사', '9와 숫자들', 레게 밴드 윈디시티와 탈 홍대여신을 선언했던 한희정과 요조에다 영국밴드 'Southway'와 일본밴드 '가챠릭스핀' 등의 무대도 함께 구성했다.

제 2회 잔다리페스타

직접 만드는 '인디 정신' 살린 국내 뮤지션과 인디 문화 단체가 직접 기획한 페스티벌이다. 2회째를 맞아 클럽과 카페, 건물 옥상을 막론하고 마련된 공연장 100여 곳에서 국내외 340여개 밴드가 동시에 자체 포스터를 100여개 만들어 홍대 일대를 후끈 달궜다.

신촌블루스, 김목경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아시안체어샷, 폰부스, 김간지+하헌진에다 맥스 레이놀즈 등 해외 아티스트들도 참여했다. 기획공연으로 국내 밴드와 해외 밴드가 함께하는 '플라이 오버 더 씨', 작고한 인디뮤지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을 기리는 '달빛요정 스테이지', 부산 출신 네 팀을 소개하는 '팔도 스테이지', 재즈를 만끽할 수 있는 '야외 재즈 스테이지' 등 다양한 공연과 화제의 걸그룹 크레용팝이 중견 인디밴드 L.O.D와 함께 하는 진귀한 무대도 보여줬다. 아직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계속된다면 홍대 인디음악의 새로운 대안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7회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올해로 7회를 맞은 그민페는 20~30대 여성들의 절대적 티켓 파워로 포진한 가을 음악 축제의 상징적 존재다. 10월 19일(토)~20일(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제 2회 잔다리페스타의 걸그룹 크레용팝 무대
10cm, 스윗소로우, 페퍼톤스, 존박과 함께 클럽 미드나잇 선셋(체조경기장)에선 데이브레이크를 볼 수 있고 헌액 아티스트로 결정된 이승환과 자우림은 홀오브페임(핸드볼경기장) 무대에 오른다.

페스티벌 레이디로 선정된 영화배우 '정은채'는 미니앨범 수록곡을 들려준다. 토이의 객원보컬 이지형이 3년 만에 불나방스테쏘세지클럽과 오지은, 슈퍼스타K 출신 홍대광도 등장한다.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 피크닉, 환경과 사람 사이의 조화, 아티스트에 대한 존중은 페스티벌의 양적 팽창 속에도 그민페가 잃지 않으려는 정신이다. 가을을 대표하는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 끝나면 올 가을 뮤직 페스티발도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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